사하공화국 산림 집중적인 피해에 국방부 진화 항공기 긴급 지원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우리 도시에는 불이 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14일 러시아 극동 사하(야쿠티야) 공화국 주도인 야쿠츠크시(市) 당국은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내용 가운데 하나다.
시 당국은 도시를 뒤덮은 연기가 야쿠츠크시에서 서쪽으로 150㎞ 떨어진 고르니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상고온에 따른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러시아 극동 곳곳이 산불로 신음하고 있다.
타스·AP 통신 등에 따르면 산림 당국인 연방항공산림보호청은 지난 14일 러시아 전역에서 기준 300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 79만4천317㏊의 산림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사하공화국은 산불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피해 면적 중 사하공화국의 산림이 차지하는 비율은 78%(62만133㏊)에 달한다.
사하공화국은 비상사태를 선포,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2천 명 이상의 인력과 장비 325개가 동원됐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현지 당국은 산불 진화에 현재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재난 당국인 비상사태부는 더운 날씨에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산불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상황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자국 국방부에 산불 진화 작업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14일 산불 진화를 위해 일류신(IL)-76 다목적 대형 수송기들을 극동 사하공화국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날 동원된 군용 항공기들은 하루에만 750t 이상의 물을 화재 현장에 뿌렸다.
이 수송기들에는 진화 작업을 위해 특수 살수용 장치가 설치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수송기들이 진화작업과 더불어 소방인력 200명과 25.5t 이상의 화물을 화재 현장으로 운송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최근과 같은 대규모 산불의 원인이 기후 변화에 있다고 분석하면서 러시아가 "전례 없는 산불에 직면해있다"고 강조했다.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지난달 지역 최고 기온이 34.8도까지 올라갔다.
142년의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고 현지 기상 당국은 분석했다.
지난해 6월 인간 거주지 중 가장 춥다고 알려진 사하공화국의 베르호얀스크에선 온도가 섭씨 38도까지 치솟기도 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 기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대규모 산불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주 우랄산맥 인근 첼랴빈스크주(州)에서는 산불로 1명이 숨지고 수십 채의 주택이 소실되는 피해가 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최근 터키와 그리스에 산불 진화 항공기를 지원한 바 있다.
자국의 산불 진화 장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타국에 장비를 지원한 것에 대해서 페스코프 대변인은 산불의 확산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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