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버멕틴 치료제로 소문나 사재기…"의사 감독 아래 투약"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식약청은 이버멕틴 등 8종의 성분이 포함된 약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쓰도록 긴급사용승인(EUA)을 내줬다.
15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식약청은 13일에 서명한 코로나 치료제 관련 회람을 이날 공개했다.
식약청은 렘데시비르, 파빌라비르, 오셀타미비르, 면역글로불린, 이버멕틴, 토실리주맙, 아지트로마이신, 덱사메타손(스테로이드계열 소염제) 등 8종의 성분이 들어있는 약을 코로나 치료에 쓰도록 긴급 사용승인했다.
파빌라비르는 일본 보건 당국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 '아비간'의 성분이고, 오셀타미비르는 독감치료 성분으로 '타미플루'로 잘 알려져 있다.
식약청은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약도 사용할 수 있도록 특별히 허용됐다'며 "하지만, 이버멕틴 등의 사용은 여전히 의사 감독하에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버멕틴은 임상시험에 참여 중인 8개 병원과 '동정적 사용승인계획(EAP)' 지침을 따르는 병원에서만 투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정적 사용승인계획은 불치병, 말기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제가 없을 때 의료당국이 시판 승인 전의 약을 사용하도록 해주는 제도를 뜻한다.
코로나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동안 식약청의 긴급사용 승인 없이 '코로나에 효과가 있다'고 소문난 여러 약이 섞여서 사용됐다.
특히 약국에서 파는 구충제 이버멕틴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가격이 최대 1천%까지 올라 당국이 급히 온라인 거래를 중단시키고 약국 현장 점검을 다니기도 했다.
이버멕틴은 1970년대에 개발된 구충제로 머릿니, 옴 같은 기생충 감염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는 값싼 약이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소규모 시험을 통해 이버멕틴의 코로나 치료 효과를 확인했으며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더 많은 자료를 확보할 때까지는 이버멕틴을 임상시험에만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으나 인도네시아 식약청은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델타변이가 퍼지면서 하루 확진자가 6월 24일 2만명, 7월 6일 3만명, 7월 12일 4만명에 이어 전날 5만4천명을 기록하는 등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망자 수 또한 이달 1천40명을 기록한 뒤 매일 1천명 안팎을 오가고 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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