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슬로바키아가 리투아니아에 이어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는 두번째로 대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만회분을 지원한다.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 확장을 위해 공을 들이는 중·동유럽(CEEC) 국가 가운데 이미 2개국이 중국의 반발에도 '친대만' 행보에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16일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EU는 전날 슬로바키아가 대만에 1만회분의 백신을 무상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슬로바키아는 리투아니아에 이어 대만에 백신을 지원하는 두 번째 EU 회원국이 됐다.
한 소식통은 대만이 지난해 슬로바키아의 코로나19 확산 당시 마스크 70만장을 지원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아 슬로바키아 국민의 호감도가 높아졌다고 백신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대만 내 코로나 사태 악화가 외부로 알려지면서 슬로바키아가 2개월 전부터 백신 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바키아는 지원 백신 종류도 결정한 상태로, 마무리 작업이 끝나는대로 구체적인 지원 내역을 외부에 공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어우장안(歐江安)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슬로바키아의 진정한 우정과 호의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어우 대변인은 그러면서 현재 백신 종류와 운송 일정 등 마지막 세부 사항을 확인하는 중이라면서 시기가 되면 다시 공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슬로바키아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미중 갈등 속에서 '유럽 끌어안기'를 시도하는 중국과 중·동유럽(CEEC) 17개 국가와의 경제협력 추진 기구 '17+1'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국가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중·동부 유럽으로 일대일로 정책을 확장해 우군을 늘릴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특히 슬로바키아는 일대일로 정책에 필요한 교통 요충지여서 일찌감치 구애 대상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슬로바키아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출발해 15일 동안 1만700km를 달리는 중국~유럽 구간 화물 열차가 통과하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중국의 열차 운수 업체는 이를 이용하면 화물을 독일, 프랑스, 영국에도 보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슬로바키아는 1993년 체코와 분리 독립한 후 대만과 정식 외교 관계는 아직 없지만 최근 대만과 과학기술, 경제무역, 환경 보호 및 문화 등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2014년 4월 중순 유럽에서 6번째로 대만과 워킹홀리데이 비자 협정을 맺었다.
게다가 지난 5월에는 슬로바키아 의회는 대만의 세계보건총회(WHA) 참여 결의안을 처음으로 통과시키는 등 대만에 우호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앞서 지난달 하순 리투아니아가 EU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대만에 백신 2만회분의 무상 지원을 공개하고 나서 중국이 '하나의 중국'원칙을 지키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등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한편 대만의 2천991만회분 백신 구매분 가운데 현재까지 공급된 백신은 306만3천회분이다. 일본(333만8천460회분)과 미국(250만회분)의 무상 지원분까지 포함하면 총 890만1천460회분이다.
연합보는 15일 오후 3시 10분 기준으로 코로나 백신 누적 접종자는 433만7천272명으로, 전국 접종률은 18.06%라고 전했다.
대만에서는 전날 1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으며 누적확진은 1만5천346명, 누적사망은 759명으로 각각 늘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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