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 "신장서 집단학살"…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결의

입력 2021-07-16 15:45  

영국 하원 "신장서 집단학살"…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결의
법적 구속력 없지만 여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지지
중국 올림픽 개최 허용은 "히틀러와 타협하는 것과 같아"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유럽연합(EU)에 이어 영국 의회가 중국 정부의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2020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결의했다.
15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이날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올림픽과 같은 자랑스러운 스포츠 이벤트가 "대규모 잔혹 행위 범죄로 비난받는 정부가 있는 나라에서 열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결의안은 위구르 무슬림(이슬람교도)에 대한 '집단 학살'(genocide)에 경고를 보내면서,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에서의 잔혹 행위를 끝내지 않는다면 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내면 안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영국 정치인 등에 부과한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날 하원에서 집권 보수당은 물론 제1야당인 노동당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보수당 당대표를 지냈던 이언 덩컨 스미스 의원은 중국이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도록 놔두는 것은 "히틀러와 타협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우리는 끔찍한 독재국가와 타협했을 때 일어난 일을 잊었다. 이로 인해 거의 6천만명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오늘날 우리는 이와 같은 길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보이콧에 관한 이날 토론은 결코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동당의 아프잘 칸 의원은 "정부를 포함해 하원 내 모든 정치세력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사와 행동 간에는 갈라진 틈이 있다"면서 "집단 학살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고위 관료와 외교관을 베이징 올림픽에 보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안을 상정한 보수당의 팀 라우턴 의원은 과거 중국을 변화시키려던 시도가 이미 실패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08년 베이징에서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면 중국에서 인권 개혁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베이징 하계올림픽) 이후 신장에서 집단 학살이, 수천명의 티베트인의 체포와 감금, 고문 및 살해가, 홍콩에서 언론 및 정치적 자유의 종말이, '영국-중국 공동선언' 폐기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등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영국에 앞서 유럽의회는 지난 8일 중국 정부가 홍콩과 티베트, 신장 위구르 자치구, 네이멍구 자치구 등의 인권상황 개선을 입증하지 않는다면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석 초청을 거부할 것을 EU 기구와 회원국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의결됐다.
의원 578명이 결의안에 찬성하고 29명이 반대했으며 73명은 기권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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