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호황에 클럽하우스 식당 운영권 확보전…시장규모 5천500억원 추산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골프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식품업계가 골프장 식음료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골프장 전용 '이색메뉴'를 개발하는가 하면 클럽하우스 식당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달 초 자사가 운영하는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벙커전'이라는 이름의 해물파전을 내놓았다.
'벙커전'은 골프공이 벙커에 들어가지 않고 벙커 바로 앞에 떨어졌다는 의미로, 해물파전에 이 같은 이름을 붙인 것이다.
아워홈은 베트남의 카페 브랜드 콩카페와 협업해 '콩카페 코코넛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아워홈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로 골프 여행을 나가지 못하는 골퍼들을 겨냥해 이 같은 메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3월 경기도 여주시 자유CC에 내놓은 '안전빵'이 4개월 만에 3천800여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안전빵은 골프공 모양을 하고 있고, 상자에는 'NO 오비, NO 해저드, NO 뒷땅'이라고 쓰여 있다. 큰 실수 없이 안전하게 골프를 치라는 의미다.
신세계푸드는 지난달부터는 버드우드CC 등 자사가 위탁 운영하는 다른 골프장 클럽하우스 10여 곳에서도 안전빵을 팔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최근 라운딩 중에 먹을 수 있도록 김밥·유부초밥과 샌드위치가 들어 있는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 패키지'(라베팩)이라는 이름의 도시락을 출시했다. 삼성웰스토리는 라베팩을 자사가 운영하는 클럽하우스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4월 위탁 운영하고 있는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온그린 한상세트를 내놓았다. 온그린 한상세트는 감자전에 시금치 가루를 얹어 그린을 형상화한 메뉴다.
서울장수는 지난달 '장수 생막걸리'와 '달빛유자'를 슬러시 형태로 만들어 6개 골프장에서 팔고 있다. 앞으로 20여개 골프장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골프장 클럽하우스 식당 운영권을 따내기 위한 식자재 업체의 경쟁도 치열하다. 기업이나 학원의 단체급식보다 수익성이 좋아서다.
업계에서는 골프장 식음 서비스 시장 규모를 약 5천5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업계 선두는 43개의 골프장 식당을 운영하는 삼성웰스토리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16개, 올해 8개의 골프장 식당 위탁 운영권을 따내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골프장 운영업체인 골프존카운티와 클럽하우스 레스토랑 전문 브랜드 '호시그린'을 선보이기도 했다.
CJ프레시웨이는 청라 베어즈베스트 CC 등 34개 골프장의 클럽하우스 식당 운영을 맡고 있다.
아워홈은 올해 상반기에만 6개의 운영권을 따내 현재 18개의 골프장 클럽하우스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신세계건설이 운영하는 자유CC를 포함해 15개 골프장의 클럽하우스 식당 운영을 맡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골프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고,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포함해 골프를 치는 인구가 늘면서 식품업계가 골프장 식음료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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