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건강] 무리한 운동은 '독'…무조건 따라하면 안돼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한혁수 교수 "때로는 운동을 중단해야 할 때 있다"
젊었을 땐 괜찮았는데 왜 안 될까…"내 몸의 변화 받아들이고 운동량 조절"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후 홈트레이닝으로 집에서 근력 운동을 하거나 야외에서 등산, 골프 등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적절한 운동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지만 무리하면 독(毒)이 된다.
나이에 따른 몸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젊었을 적 운동량을 유지하거나 젊은 사람이라도 아직 익숙하지 않은 운동을 과하게 하다 보면 탈이 나기 쉽다.
한혁수 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17일 "남들이 쉽게 한다고 해서 나에게도 쉬운 게 아니"라며 "같은 운동이라도 자신의 몸에 맞게 강도 등을 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그는 서울대병원에서 무릎 관절염과 무릎의 인공관절 수술, 운동으로 인한 무릎 손상 등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홈트레이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몸에 맞지 않는 과한 운동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더러 찾아온다.
한 교수는 "최근에 넘어진 것도 아닌데 무릎 통증이 도통 사라지지 않아서 병원에 오신 분이 계셨다"며 "알고 보니 집에서 바닥에 무릎을 대고 '플랭크' 동작을 오랫동안 하는 바람에 무릎과 피부 사이에 염증이 생긴 상황이더라"고 말했다. 플랭크는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엎드린 상태에서 허리를 들어 버티는 코어 운동인데, 무릎까지 바닥에 대고 하기도 한다.
이 환자는 무릎이 아파 동네 병·의원에 이어 상급종합병원까지 방문할 동안 집에서 하던 홈트레이닝 동작이 통증의 원인인 줄 전혀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사례였다.
그는 "운동이 다 좋은 게 아니고, 때로는 운동을 중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TV나 유튜브 등에서 나오는 전문가만 보고 무조건 따라 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평상시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등산에 관심이 생긴다고 처음부터 높은 산을 오른다거나, 최상의 컨디션일 때 했던 만큼의 운동을 지속하려고 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한 교수는 "환자들이 '젊었을 때는 괜찮았는데'라고들 많이 하시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몸의 관절이 노화하고 연골의 탄력성도 줄어든다"며 "20대에 하던 걸 80대에도 할 수는 없듯 내 몸의 변화에 맞게 운동법을 계속 수정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골프를 20년 했더라도 그 사이에 몸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개인의 관절과 근력에 무리가 없는 선에서 자세와 동작을 계속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연골은 한번 다치면 완벽히 회복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평상시 주의하는 게 가장 좋다고 밝혔다. 다친 후에는 이때 신체 활동이 제한되면서 전신의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무릎에 과도한 하중을 주지 않는 평지 걷기, 자전거, 수영 등이 권장된다.
몸에서 보내는 통증을 기민하게 알아채는 것도 중요하다.
한 교수는 "몸에서 통증이라는 경고 신호가 왔을 때 무시해선 안 된다"며 "단순히 한번 아픈 게 아니라 특정 동작을 했을 때 통증이 발현되는 간격이 짧아진다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때 '운동 중 통증'과 '운동 후 통증'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대개 운동 후에 뻐근한 증상은 근육에서 유래하는 통증이다. 근육은 연골과 달리 재생되는 조직이므로 적정한 휴식을 취하면 나아진다. 그러나 운동 중에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통증은 참는 게 능사가 아니다.
그는 "운동 능력이나 근육량을 키우기 위해 당연히 겪어야 할 운동 후 통증과 운동 중 통증은 전혀 다르다"며 "운동 중에 느끼는 통증은 절대 좋은 신호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동 후 근육에서 생기는 통증은 24시간 내 사라져야 한다"며 "무릎이 부으면서 아프거나 24시간 후에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은 채 통증이 지속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한혁수 교수 "때로는 운동을 중단해야 할 때 있다"
젊었을 땐 괜찮았는데 왜 안 될까…"내 몸의 변화 받아들이고 운동량 조절"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후 홈트레이닝으로 집에서 근력 운동을 하거나 야외에서 등산, 골프 등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적절한 운동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지만 무리하면 독(毒)이 된다.
나이에 따른 몸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젊었을 적 운동량을 유지하거나 젊은 사람이라도 아직 익숙하지 않은 운동을 과하게 하다 보면 탈이 나기 쉽다.
한혁수 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17일 "남들이 쉽게 한다고 해서 나에게도 쉬운 게 아니"라며 "같은 운동이라도 자신의 몸에 맞게 강도 등을 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그는 서울대병원에서 무릎 관절염과 무릎의 인공관절 수술, 운동으로 인한 무릎 손상 등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홈트레이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몸에 맞지 않는 과한 운동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더러 찾아온다.
한 교수는 "최근에 넘어진 것도 아닌데 무릎 통증이 도통 사라지지 않아서 병원에 오신 분이 계셨다"며 "알고 보니 집에서 바닥에 무릎을 대고 '플랭크' 동작을 오랫동안 하는 바람에 무릎과 피부 사이에 염증이 생긴 상황이더라"고 말했다. 플랭크는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엎드린 상태에서 허리를 들어 버티는 코어 운동인데, 무릎까지 바닥에 대고 하기도 한다.
이 환자는 무릎이 아파 동네 병·의원에 이어 상급종합병원까지 방문할 동안 집에서 하던 홈트레이닝 동작이 통증의 원인인 줄 전혀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사례였다.
그는 "운동이 다 좋은 게 아니고, 때로는 운동을 중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TV나 유튜브 등에서 나오는 전문가만 보고 무조건 따라 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평상시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등산에 관심이 생긴다고 처음부터 높은 산을 오른다거나, 최상의 컨디션일 때 했던 만큼의 운동을 지속하려고 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한 교수는 "환자들이 '젊었을 때는 괜찮았는데'라고들 많이 하시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몸의 관절이 노화하고 연골의 탄력성도 줄어든다"며 "20대에 하던 걸 80대에도 할 수는 없듯 내 몸의 변화에 맞게 운동법을 계속 수정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골프를 20년 했더라도 그 사이에 몸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개인의 관절과 근력에 무리가 없는 선에서 자세와 동작을 계속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연골은 한번 다치면 완벽히 회복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평상시 주의하는 게 가장 좋다고 밝혔다. 다친 후에는 이때 신체 활동이 제한되면서 전신의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무릎에 과도한 하중을 주지 않는 평지 걷기, 자전거, 수영 등이 권장된다.
몸에서 보내는 통증을 기민하게 알아채는 것도 중요하다.
한 교수는 "몸에서 통증이라는 경고 신호가 왔을 때 무시해선 안 된다"며 "단순히 한번 아픈 게 아니라 특정 동작을 했을 때 통증이 발현되는 간격이 짧아진다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때 '운동 중 통증'과 '운동 후 통증'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대개 운동 후에 뻐근한 증상은 근육에서 유래하는 통증이다. 근육은 연골과 달리 재생되는 조직이므로 적정한 휴식을 취하면 나아진다. 그러나 운동 중에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통증은 참는 게 능사가 아니다.
그는 "운동 능력이나 근육량을 키우기 위해 당연히 겪어야 할 운동 후 통증과 운동 중 통증은 전혀 다르다"며 "운동 중에 느끼는 통증은 절대 좋은 신호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동 후 근육에서 생기는 통증은 24시간 내 사라져야 한다"며 "무릎이 부으면서 아프거나 24시간 후에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은 채 통증이 지속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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