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아디스아바바 등서…체포된 수백명 중 다수 행방 묘연"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에서 내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앙 정부가 티그라이 출신 주민들을 수도 등 여러 곳에서 임의로 체포하고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가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16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정부가 지난달 티그라이 지역 집권정당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이 주도 메켈레를 재장악한 후 티그라이 출신 주민 수십 명을 수도 아디스아바바와 인근 지역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AI는 그러면서 인권활동가와 기자들이 포함된 이들 주민 중 일부는 구타를 당하고서 수도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체포된 인사의 숫자는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많은 이들의 행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AI는 덧붙였다.
201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지난해 11월 TPLF가 연방군 캠프를 공격했다며 군사작전을 전개했다.
이후 TPLF가 정부군이 장악한 주도 메켈레를 재탈환하면서 전세가 역전되자 아머드 총리는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다.
AI의 동남아프리카 담당 데프로스 무체나 국장은 "경찰서가 티그라이 언어를 쓰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고 들었다"며 정부가 임의 검거 작전을 멈추고 "체포된 자들에 대해 신속히 국제법이 인정하는 범위의 재판을 진행하거나 조건 없이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아머드 정부는 종족에 기반한 검거 작전을 부인했으며, 경찰청과 검찰총장실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지난 2일 구금된 적이 있는 한 주민은 경찰이 자신의 당구장에 들이닥쳐 폭력을 행사하고 신분증을 조사해 5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그는 같은날 총 26명이 체포돼 비가 오는 야외에서 밤을 지새우고 이 중 7명이 아디스아바바에서 240㎞ 떨어진 아파르 지역으로 보내졌다고 소개했다.
한편, 정부 산하 독립 기관인 에티오피아 인권위원회(EHRC)는 임의 체포, 사업장 폐쇄, 그리고 '티그라이 주민에게 가해지는 또 다른 형태의 위협'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airtech-ken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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