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보수당 대표 "중국은 기술 훔치고 반도체기업 사들이느라 바빠"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영국 정치권에서 중국이 글로벌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해외 기업들을 마구 사들이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CNBC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수당 대표를 지낸 이언 덩컨 스미스 하원의원은 전날 영국 의회에서 중국이 반도체 기술을 '세계적으로 지배해야 할 핵심 분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덩컨 스미스 의원은 "중국은 기술을 훔치고, 다른 사람들의 지식재산권을 취득하며, (다른 나라) 기업들을 사들이느라 바쁘다"고 말했다.
영국 내 대표적인 반중 정치인으로 꼽히는 덩컨 스미스 의원은 올해 초 중국의 제재 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이런 언급은 중국 자본이 소유한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넥스페리아가 지난 5일 영국 최대 반도체 회사인 뉴포트 웨이퍼 팹(NWF)을 인수하는 등 중국의 반도체 기업 '쇼핑'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영국 이매지네이션 테크놀로지, 프랑스 랑셍, 네덜란드 앰플레온 등 유럽의 반도체 회사들이 최근 몇 년간 중국 국영회사들의 손에 넘어갔다고 CNBC는 전했다.
당초 넥스페리아의 NWF 인수에 개입할 계획이 없다던 영국 정부도 뒤늦게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14일 이번 인수가 국가안보 심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덩컨 스미스 의원은 "이러한 의사결정 실패 과정에서 중국이 반도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정부가 제대로 살펴봤는지 궁금하다"면서 "중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이고, 사방팔방에서 반도체 기술을 사들이느라 바쁘다"고 지적했다.
덩컨 스미스 의원의 우려대로 중국이 해외 기업 인수 등을 통한 반도체 패권 쟁탈전에 뛰어든 것이 맞다면 현재 대만, 한국,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인텔도 세계 3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 인수 협상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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