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는 여전히 '살인마'…총기사건·교통사고 압도

입력 2021-07-17 07:27  

미국에서 코로나19는 여전히 '살인마'…총기사건·교통사고 압도
지난달 하루평균 337명…백신 덕에 그나마 감소
확산세 한창땐 심장질환·암 능가한 악명
백신보급 둔화…일부 접종거부에 '2개의 미국'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전보다 많이 수그러들었지만, 여전히 총기사건이나 자동차 사고, 독감보다 많은 목숨을 앗아간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의 지난달 일평균 코로나19 사망자는 337명이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이던 1월(일평균 3천136명 사망)의 11% 수준이다.
그러나 총격(일평균 109명 사망)과 자동차 사고(일평균 99명 사망), 독감 합병증(일평균 98명 사망) 사망자를 합친 것보단 많았다.
수치들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존스홉킨스대, 도로교통안전국(NHTSA) 자료를 토대로 산출됐다.
미국 코로나19 사망자는 광범위한 백신접종이 이뤄지며 그나마 줄어든 것이다.
미국이 주력으로 삼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모더나 백신은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에도 사망과 입원을 최대 96% 예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일대 연구진은 최근 백신접종이 이뤄지지 않았으면 6월 말 기준 27만9천명의 사망자와 125만명의 입원환자가 추가로 나왔을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백신이 그만큼 목숨을 살렸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백신접종이 안 이뤄졌다면 올해 봄 유행 때 일일 사망자가 4천500명대로 뛰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백신이 없었다면 올겨울 유행이 닥칠 때 일일 사망자가 4천명대에 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다.
코로나19가 심장질환(일평균 1천806명 사망)과 암(일평균 1천643명 사망)을 압도하며 미국인 생명을 가장 많이 뺏는 요인인 상황이 계속될 뻔한 것이다.
백신 효과는 분명한데 접종속도는 느려져 우려가 나온다.
CDC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국민 절반에 가까운 1억6천68만여명이 백신접종을 완료했다. 1회차라도 접종한 사람(1억8천542만명)은 미국민 55.9%로 절반을 넘는다.
다만 일평균 접종 건수는 현재 52만회로 330만회가 넘은 4월 중순보다 확연히 감소했다.
지역 간 접종률 격차도 문제다.
버몬트주(접종률 72%)와 뉴욕주(60%), 워싱턴주(60%), 캘리포니아주(58%) 등 동부와 서부 주는 주민 과반이 백신을 맞아 접종률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데 아칸소주와 루이지애나주, 미시시피주, 앨라배마주 등 남부 주를 비롯해 일부는 접종률이 40%에도 이르지 못했다.
일각에선 보수진영이 득세하는 지역에서 '백신 거부감'이 확고해지면서 접종률이 양극화하는 '2개의 미국'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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