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자 카타르 측 "민간인 사상자 방지 노력에만 동의"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아프간 정부와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 간 몇 달 만에 재개된 카타르 도하 평화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고 AFP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히바툴라 아쿤드자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는 지난 17일 회담 재개 후 '정치적 해결'에 강력히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양측은 다음 주 다시 회담을 진행하겠다는 의사만 확인한 채 이번 회담을 마쳤다.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국가화해최고위원회 의장이 이끄는 아프간 협상단 역시 공동 성명에서 "(양측이) 해결책을 마련하고, 다음 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필요성이 있다는 것"에 합의했다고만 밝혔다.
중재자로 나선 무틀라크 알카흐타니 카타르 외무부 대테러 특사는 "양측이 민간인 사상자를 막기 위한 노력에 동의했을 뿐"이라며 "이전에 합의된 휴전과 비교해 (회담 성과가)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측은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고위급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다음 주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지난해 9월부터 도하에서 평화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AFP는 전했다.
특히 미군이 철수를 시작하면서 탈레반이 전장에서 막대한 성과를 거두자 평화협상은 힘을 잃어갔다.
현재 탈레반은 아프간 전역 400개 구역의 절반가량을 장악했으며, 일부 중요 국경 통과 지역과 중요 지방 수도도 포위하고 있다.
이슬람 양대 명절 중 하나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를 앞두고 임시 휴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 몇 년간 이슬람 명절 기간 짧은 휴전을 선포해왔다. 그러나 이번 공동 성명에는 휴전에 관해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다.
앞서 탈레반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애초 '철군 시한'인 5월 1일 대신 오는 9월 11일까지 주둔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뜻을 비치자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탈레반이 자국에서 모든 외국군이 물러날 때까지 평화협상에 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이후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탈레반은 2001년 9·11테러 직후 미군의 침공으로 정권을 잃었지만 이후 세력을 회복하면서 정부군 등과의 장기전을 이어가고 있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