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폭동 촉발' 주마 전 대통령 재판 재개

입력 2021-07-19 23:46  

'남아공 폭동 촉발' 주마 전 대통령 재판 재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최근 수감된 제이콥 주마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부정이득 혐의를 둘러싼 재판이 19일(현지시간) 재개됐다. 주마 전 대통령이 지난 8일 법정모독 혐의로 15개월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이후 대규모 폭동이 촉발된 바 있다.
현지 eNCA방송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재판은 혹시 있을지 모를 폭동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다른 현지 매체 더위트니스는 소셜미디어에 담당 재판부에 대한 협박이 나돌았던 점도 온라인 재판의 한 요인이 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당초 남동부 도시 피터마리츠버그의 고등법원 주변은 보안군에 의해 교통이 통제되고 출입이 차단됐으나 얼마 후 거리 접근은 허용됐다. 피터마리츠버그는 주마 전 대통령의 출신지 콰줄루나탈의 주도로, 지난 5월 재판에서는 그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소란을 피운 바 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주마 전 대통령이 오프라인 재판을 통해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등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부정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온라인 재판은 위헌적이라면서 휴정을 요청했다.
달리 음포푸 변호인은 또 검찰 측 수석 검사 빌리 다우너에 대해 언론에 관련 정보를 유출했다면서 재판 기피 신청을 냈다.
그러나 검찰은 근거 없는 재판 지연 전술이라면서 일축했다.
에스트코트 타운 근처 교정센터에 수감돼 있는 주마 전 대통령은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방에서 검은 사무실용 의자에 앉아 무표정한 얼굴로 온라인 재판에 출석했다.
주마 전 대통령은 1999년 전투기 등을 5개 유럽 방산업체로부터 구매하는 과정에서 부정 이득을 취하고 사기, 공갈을 저지르는 등 16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그의 재임기간(2009∼2018) 부패 혐의를 조사하는 사법위원회 출석을 지시한 헌법재판소의 명령을 거부하다가 끝내 수감됐다. 주마 전 대통령은 부패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면서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콰줄루나탈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대규모 약탈과 방화가 최대 도시 요하네스버그까지 번지면서 200명 이상이 숨지고 2천500명 넘게 체포됐다. 폭동은 지난 주말부터 비교적 진정됐다.
이번 약탈과 방화 등의 배후에는 주마 전 대통령 측 선동자들이 있다는 것이 중론인 가운데 베헤키 첼레 경찰장관은 선동 혐의로는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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