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했나…'뉴노멀' 싱가포르 지역감염 폭증에 억제조치 원위치(종합)

입력 2021-07-20 17:52   수정 2021-07-20 17:53

방심했나…'뉴노멀' 싱가포르 지역감염 폭증에 억제조치 원위치(종합)
지역감염 0→163명 폭증에 모임허용 5인→2인으로 강화…식당 취식도 금지
가라오케·수산시장발 집단감염 주범…접대부 영업하고 마스크 착용도 해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감염 사례가 폭증한 싱가포르가 결국 다시 확산억제 조치를 꺼내 들었다.
560만명 인구의 절반이 2차례 백신을 맞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 접종률을 앞세워 코로나19를 관리하며 일상으로 복귀하겠다는 '뉴노멀'(새로운 일상)을 정부가 공식화한 지 약 한 달 만에 시험대에 선 모습이다.
20일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 정부 태스크포스 공동의장인 간킴용 통상산업부 장관은 오는 22일부터 내달 18일까지 모임 허용 인원을 5명에서 2명까지로 환원하고, 식당 내 취식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식당 내 취식 가능 인원을 2명에서 5명까지 늘린 지 열흘 만의 '유턴'이다.
싱가포르의 이 같은 방침은 최근 지역감염 사례가 급증을 고려한 것이다.
지난 10일 지역감염 제로(0)를 비롯해 2주 전만 해도 싱가포르의 지역감염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주 18일에는 88명을 거쳐 19일에는 163명으로 수직으로 상승했다.
이날도 신규확진자가 184명에 달할 것으로 예고됐다.
지역감염 폭증은 가라오케와 수산시장 발 집단감염이 원인이다.
전날 현재까지 이 두 곳과 관련된 집단감염 사례는 각각 193명과 179명이다.
싱가포르 내 가라오케들은 지난해 말부터 정부 방침에 따라 식음료 전문점으로 업태를 바꾸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는 접대부를 두고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은 채 좁은 공간에서 술을 파는 영업을 하면서 이번 사태를 야기했다.
주롱항 수산시장 발 집단감염은 더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곳은 싱가포르 내 대형 수산시장 두 곳 중에서도 규모가 더 크다. 축구장 12개 정도 넓이다.
상인들이 100명이 넘고 매일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수만 해도 3천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산시장을 찾은 3천여 명의 소매상인들이 싱가포르 전역의 시장 및 마트 등으로 퍼지면서 집단 감염이 심각하게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보건부도 이날 성명에서 "싱가포르 전역에 걸쳐 공동체의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집단감염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시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인용, 마스크 착용 해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한 30대 근로자는 "생선 통이 100~120㎏가량 하는데 다 손수 운반해야 한다"며 "땀이 얼굴에 흘러내리면 가끔 마스크를 벗고 숨을 돌린다. 그 상태에서 서로 얘기를 하면, 그게 바이러스가 퍼지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수산물을 구매하러 주롱항 수산시장에 매일 간다는 한 50대 상인도 수산시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담배를 피우며 두세 명씩 잡담하는 장면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또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검사에 나서더라도 그 소식이 신속하게 퍼지면서, 그때만 마스크를 썼다가 관계자들이 떠나면 벗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 수산물 상인은 전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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