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열돔' 현상으로 찌는 듯한 더위가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열 탈진이나 열사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어린이와 노인, 만성질환자 등은 가급적 한낮에 외출을 삼가고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게 좋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열탈진으로 불리는 일사병과 열사병 등이 있다.
열 탈진이 발생하면 몸의 중심 체온이 37도 이상 40도 이하에 이르고, 힘이 없고 극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땀을 많이 흘리고, 창백함, 근육경련, 의식의 경한 혼미, 중등도의 탈수 증상을 동반한다.
심해지면 열사병으로 진행되므로 열 탈진을 신속하게 인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성인과 비교해 중증 온열질환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큰 소아는 고온의 환경에서 열 탈진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지 보호자가 세심히 살펴야 한다.
아이가 열 탈진 증상을 호소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자연 그늘이나 냉방 시스템이 갖춰진 공간을 찾아 이동해야 한다. 시원한 공간에서 과도한 의복은 벗기고 스포츠음료 등 전해질을 함유한 찬 음료를 마시면 대부분 금방 회복할 수 있다.
열사병은 체내에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체온 조절 중추의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장시간 뜨거운 환경에 노출될 때 몸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발생한다.
열사병 환자는 중심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발작, 정신 착란, 환각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심박수와 호흡이 빨라지고 구토와 설사도 동반할 수 있다. 열사병은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의식 저하 시 빨리 119에 신고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게 최선이다.
김명천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바깥 온도가 매우 높을 때는 바깥 활동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며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20∼30분마다 충분한 물을 마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무더운 곳에서 활동할 때는 시작하기 전에 미리 물을 충분히 마셔주며 차와 커피나 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옷은 땀 흡수가 잘 되는 가볍고 밝은색의 긴 소매 옷을 입고, 햇볕에 나갈 때는 모자나 양산을 쓰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열사병이 의심되는 환자를 목격했다면 우선 환자를 그늘로 옮기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물에 적신 얇은 천을 환자 몸에 덮어주고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한다.
단 이미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물을 마시게 하면 기도로 넘어갈 수 있으므로 물을 먹이지 않는 게 좋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무더위 속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수칙 6가지.
① 폭염일 때는 야외 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② 무더위 속 야외 활동이 불가피할 경우, 자외선 차단 대책을 마련한다.
③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물을 수시로 마셔 몸속 수분을 유지한다.
④ 두통, 어지러움, 구토 등 온열 질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⑤ 증상이 심할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하고 시원한 곳으로 옮긴 후 옷을 풀어 느슨하게 하고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 체온을 내려야 한다.
⑥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의 위험이 있으므로 물이나 음료수를 억지로 먹이지 않는다.
[표] 열 탈진과 열사병의 증상과 대처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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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상 │ 대처 방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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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탈진 │? 중심체온 37도~40도│즉시 활동 중단하고 시원한 환경│
││? 힘이 없으며 극심한 피로감 │으로 이동하여 전해질이 포함된 │
││? 땀을 많이 흘리며 탈수 증상│음료수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 근육경련, 창백함, 의식 혼미 등│ │
├────┼────────────────┼───────────────┤
│ 열사병 │? 중심체온 40도 이상│즉시 119에 신고하여 병원으로 │
││? 심박수 증가 및 호흡 빨라짐│이동 후 의사의 진료를 받는다. │
││? 구토와 설사 동반 가능성 │ │
││? 발작, 정신착란, 환각, 혼수상태│ │
││ 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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