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이슬람 신자 세계 최다국가인 인도네시아가 올해 이슬람 명절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도 코로나 때문에 2년 연속 마음껏 즐기지 못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 폭증을 우려해 희생제 기간 귀향과 많은 사람이 모여서 도축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20일 인도네시아 전역의 모스크에서는 새벽부터 이드 알 아드하를 알리는 기도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이날 곳곳에서 무슬림이 소와 양, 염소를 잡아 이웃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드 알 아드하는 아브라함이 아들을 희생물로 바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실행에 옮기려 하자 하나님이 이를 멈추게 하고 양을 대신 제물로 바치도록 허락했다는 쿠란 내용에서 유래합니다.
양 한 마리는 한 사람 몫의 죄를, 가격이 훨씬 비싼 낙타와 소는 일곱 사람 몫의 죄를 대신한다고 무슬림은 믿습니다.
제물로 도축한 고기의 3분의 1은 가축을 산 사람이나 가족이 갖고, 3분의 1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나머지 3분의 1은 이웃에 나누어주는 게 원칙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이드 알 아드하에 다 같이 기도하고, 고기를 나눠 먹으며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이드 알 아드하부터 코로나 때문에 행사가 축소됐고, 올해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분위기가 더 위축됐습니다.
여전히 소와 양, 염소를 제물로 바친 가정이 많지만, 상당수가 직접 행사를 열지 않고 도축장에 맡겨서 고기만 받아왔습니다.
가난한 이웃에게 고기를 나눠주는 데 보태라고 모스크에 기부금을 낸 신자도 많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카르타 수도권 등 자바섬과 발리섬 등 코로나 폭증 지역에서는 예배당 합동 기도회를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여전히 모스크에 모여 기도했습니다. 대부분 마스크를 썼지만, 쓰지 않은 이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샤리아(이슬람 관습법)를 적용하는 수마트라섬 아체주에서는 이드 알 아드하를 축하하는 대형 기도회가 모스크마다 열렸습니다.
아체주는 주민 500만명 가운데 98%가 무슬림이며, 음주·도박·간통·동성애·혼전 성관계·성폭력 범죄자들을 공개 태형 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인도네시아 보건 당국은 이드 알 아드하가 끝난 뒤 코로나 폭증세에 가속이 붙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주 나흘 연속 5만명대를 기록한 뒤 주말 동안 검사 수가 줄면서 전날 3만4천명까지 내려왔습니다.
누적 확진자는 291만명, 누적 사망자는 7만4천920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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