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측근 폭로전 지속…코로나19 초기엔 여왕 알현 고집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노인들만 사망한다고 막말하며 지난해 가을 봉쇄 조치에 반대했다고 전 측근이 재차 폭로했다.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 수석보좌관은 20일(현지시간) 저녁 방송될 BBC 인터뷰에서 존슨 총리가 사람들의 생명보다 정치적 이익을 우선에 뒀다고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사전에 보도된 인터뷰 요약본에서 커밍스 전 보좌관은 존슨 총리가 80세 이상이 사망한다고 해서 경제를 망가뜨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커밍스 전 보좌관이 공개한 왓츠앱 메신저 대화록에서 존슨 총리는 국민보건서비스(NHS) 과부하 같은 얘기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커밍스 전 보좌관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에 접어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영국 정부 최고과학자문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과 최고의학보좌관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9월 중순부터 규제 강화를 주장했다.
이에 존슨 총리가 "노, 노, 노, 노, 노, 안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커밍스 전 보좌관은 주장했다.
10월 13일에 코로나19 사망자가 하루 100명을 넘어가자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2∼3주 봉쇄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반대했다.
커밍스 전 보좌관이 공개한 15일자 왓츠앱 메시지를 보면 존슨 총리는 자신이 코로나19 사망자 수치에 약간 흔들렸다고 말했다.
당시 사망자 중위연령은 남성 81∼82세, 여성 85세였고 존슨 총리는 "기대 수명 이상이다. 코로나에 걸리고 더 오래 산다"고 경솔하게 말했고 전국 단위 봉쇄를 거부했다.
그러나 10월 31일에 가서는 하루 사망자가 수천명에 달할 수 있다며 11월 5일부터 4주 봉쇄를 발표한다.
이에 관해 총리실은 세부 내용을 반박하지는 않고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사태 내내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과학적 조언에 따라 필요한 조처를 했다고 말했다.
커밍스 전 보좌관은 또 존슨 총리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여왕 대면 알현을 계속하고 싶어했지만 고령의 여왕이 코로나19로 사망할 위험이 있다는 측근들의 만류에 뜻을 접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사실을 부인했고 버킹엄궁은 답변을 거부했다.
커밍스 전 보좌관은 한때 존슨 총리의 최측근이었으나 등을 돌리고 작년 가을에 사임한 뒤 폭로 공세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현재 존슨 총리의 부인인 캐리 존슨과의 내부 권력다툼에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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