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고객이 돈 낸 덕분"…베이조스 우주여행 소감에 역풍

입력 2021-07-21 10:52   수정 2021-07-21 14:31

"아마존 고객이 돈 낸 덕분"…베이조스 우주여행 소감에 역풍
"과학적 가치·납세 없이 돈 잔치…아마존 근로환경 열악"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세계 최고 부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우주 여행에 성공하고 나서 "아마존 직원과 고객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히는 바람에 역풍을 맞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베이조스 의장은 우주비행 후 기자회견에서 "모든 아마존 직원과 모든 아마존 고객에게 감사하고 싶다"며 "당신들이 이 모든 것을 지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베이조스는 이날 자신이 설립한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로켓을 타고 고도 100㎞ 이상 우주 비행을 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지 않아도 우주 비행이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등 억만장자들의 열띤 경쟁과 비싼 티켓값으로 "갑부들의 돈 잔치"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 만큼 그의 이날 언급은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얼 블루머나워(민주·오리건) 하원의원은 "우주여행은 부유층을 위한 면세 휴가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항공권에 세금을 내고 있으며, 과학적 가치를 창출하지도 않으면서 우주로 날아가는 억만장자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주 관광객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만큼 세금을 물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탄소배출방지세(SPACE)' 법안을 발의했다고도 밝혔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베이조스는 그와 아마존이 아무것도 안 내는 사이 진짜로 이 나라를 꾸려나가기 위해 세금을 내는, 근면하는 미국인들에게 감사하는 것을 잊었다"고 썼다.
AP통신은 최근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베이조스가 거대한 쇼핑·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건설했으나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비판받아 왔다는 점에서 베이조스가 직원들에게 한 사의 표시가 혹평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케팅 컨설턴트 메타포스의 공동 창업자 앨런 애덤슨은 베이조스가 다른 사람들을 화나지 않게 하면서 우주여행 비용 출처에 대해 말하기란 어려운 일이라면서 "소득 불평등, 그와 직원 간 보수 격차에 문제 제기해온 이들에게 이번 언급은 로켓 연료가 됐다"고 꼬집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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