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과학 발전 크지만 기초연구 수준은 낮아" 자평
미중 기술전쟁 속 수학 등 기초과학 강화 도모…"10년 칼 하나 갈듯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기술 분야가 미중 신냉전의 최전선으로 떠오른 가운데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수학, 생물, 화학 등 기초과학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1일 중국 정부망(政府網)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전날 국가자연과학기금을 시찰하면서 "우리는 기초과학 연구를 큰 목소리로 부르짖어야 할 중대 시기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1980년대 설립된 국가자연과학기금은 중국의 기초과학 연구 분야 전반에 자금을 대는 펀드다.
리 총리는 "우리나라의 응용과학 영역, 특히 시장과 결합한 응용과학 연구는 거대한 진보를 이뤄냈고 심지어 일부 분야는 세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다"면서도 "기초연구와 원천기술 연구 수준은 높지 못해 기초연구 및 원천기술 연구를 결정적 지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 환경에 큰 변화가 생기는 가운데 우리 과학기술 발전에 적지 않은 약점이 있고 많은 산업 기술의 병목 현상은 주로 원천 기술의 박약 문제에서 비롯된다"며 "기초연구는 과학기술 구축과 산업 발전이라는 높은 건물을 세우는 초석이기 때문에 관건의 시기를 그냥 보내버려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특히 모든 과학 연구의 기초가 되는 수학 연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수학은 모든 과학의 기초이고 사실상 많은 '목이 짓눌리는' 문제도 기초연구와 관련되어 있다"며 "학교에서 수학, 화학, 생물 등 기초과학 교육 수준을 높여 더욱 많은 기초연구 인력을 배출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기초과학 연구는 짧은 시간에 구체적 성과를 내는 분야가 아니라면서 연구 인력들이 '십 년간 검 한 자루를 갈듯'(十年磨一劍) 평정심과 집중력을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미중 신냉전 구도가 굳어지는 가운데 미국은 화웨이(華爲)가 반도체 부품을 조달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하는 등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약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등 당장 다급한 산업 연구개발 투자를 대거 늘리는 중에도 미중 신냉전 구도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기초연구 분야 투자에도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리 총리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제출한 올해 정부 업무보고에서 "기초연구는 과학기술 혁신의 원천인 만큼 안정적으로 기초 연구를 위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게 보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2035년까지의 장기 경제 계획 차원에서 ▲ 인공지능(AI) ▲ 양자 정보 ▲ 집적회로 ▲ 뇌과학 ▲ 유전자 및 바이오 기술 ▲ 임상의학 및 헬스케어 ▲ 우주·심해·극지 탐사 등 7대 첨단 과학기술 영역 연구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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