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구조조정 직후 전략투자 유치 공고…회사 전체 투자 요구
접수 마감일 9월 5일…알리바바·저장성 정부 등 '입질'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20조원이 넘는 거대한 부채를 못 이겨 파산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간 중국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그룹(淸華紫光)이 정식으로 전략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21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은 전날 밤 전략투자자 유치 공고를 냈다.
이번 공고는 법원의 승인으로 칭화유니그룹이 파산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간 지난 16일 이후 4일 만에 비교적 신속하게 나왔다.
파산 구조조정 개시 전에도 칭화유니그룹은 물밑에서 잠재적인 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해왔는데 이제는 이런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됐다.
칭화유니그룹이 제시한 전략투자자 신청 마감일은 9월 5일이다. 따라서 이날 신청 상황에 따라 칭화유니그룹의 존속 여부가 1차적으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파산법에 따르면 파산 구조조정 절차 개시 후 6개월 안에 구조조정안이 법원과 채권단에 제출되지 않으면 해당 법인은 청산된다.
칭화유니그룹은 이번 공고에서 전략투자자가 자사의 사업 일부가 아닌 사업 전체를 이어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칭화유니그룹에서 수익성이 좋은 일부 사업체만 따로 인수하는 데 관심을 보이는 저장성 국유자산관리위원회(국자위), 항저우(杭州)시 국자위, 알리바바그룹 등 잠재적 투자자들의 희망과는 거리가 있는 제안이다.
칭화유니그룹은 여러 기관과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략 투자를 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반도체 항공모함'으로도 불리는 칭화유니그룹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나온 명문 칭화대가 51% 지분을 보유한 반도체 설계·제조사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와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업체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안팎에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는 데는 실패하면서 막대한 빚을 안게 됐다. 작년 6월 기준 칭화유니그룹의 채무는 1천567억 위안(약 27조원)에 달한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위한 핵심 회사다. 특히 일부 메모리 반도체 양산에 성공하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도 이 업체의 동향을 주시해왔다.
자회사 YMTC(長江存儲·창장춘추)는 64단 3D 낸드 기반의 256기가바이트급 낸드 플래시 등 일부 제품을 양산 중이지만 아직 투자 규모 대비 실적은 미진해 시장 내 존재감은 매우 약한 편이다.
이런 가운데 칭화유니는 자국의 스마트폰용 시스템온칩(SoC) 시장에서도 점차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자회사 UNISOC(쯔광잔루이<紫光展銳>)가 만드는 SoC는 아직 미국 퀄컴이나 대만 미디어텍, 한국 삼성전자 등이 만드는 제품보다는 사양이 떨어지지만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에 힘입어 중국 내 중저가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공급을 빠르게 늘려나가는 추세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