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제재 없이 가스관 완공 합의…우크라 등 인접국 지원하고 러시아엔 경고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과 독일이 21일(현지시간) 오랜 갈등을 빚어온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스트림-2' 완공에 합의했다.
그간 미국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를 견제하기 위해 이 사업에 반대하며 러시아를 제재해왔지만 추가 제재 없이 완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독일과 약속한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양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노르트스트림-2 건설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을 차단하려는 시도를 중단키로 했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및 기타 국가에 피해를 주기 위해 가스관을 사용할 경우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양국은 유럽에서 러시아의 에너지 우위를 견제하기 위해 협력하고 러시아가 가스관을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려는 시도에는 대응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의 대체 에너지 개발도 지원한다.
특히 양국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원 다변화와 청정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을 위해 '그린 펀드'를 만들어 10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와 양국 간 에너지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특사를 임명한다.
또 독일은 발트해, 흑해, 아드리아해 접경 국가의 에너지 안보 강화와 투자 확대, 인프라 개발을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세 바다 이니셔티브'에 동참, 지원하기로 했다.
양국은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관련, 러시아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가스관을 오용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악의적 행위에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활용할 경우 독일은 자체 조처를 하고 유럽 차원에서 제재를 포함한 효과적 조처를 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트스트림-2는 발트해를 가로질러 우크라이나를 통과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보내는 해저 가스관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완공되면 수송용량이 배로 늘어난다.
그러나 미국은 이 사업이 완성되면 유럽의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심화하고, 이를 러시아가 정치적 영향력을 늘리는 지렛대로 악용할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양국은 지난 15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합의 방침을 정하고 세부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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