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강우론 역부족…러시아 극동 대형 산불에 '발만 동동'

입력 2021-07-22 12:40   수정 2021-07-22 13:31

인공강우론 역부족…러시아 극동 대형 산불에 '발만 동동'
사하공화국 "지원해달라"…푸틴, 총리에 "긴급대책 보고" 지시해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 극동의 대형 산불이 꺼지지 않고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지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당국이 2천 명이 넘는 진화 인력을 투입하고 인공 강우까지 사용했지만, 거센 불길은 쉽사리 잡히지 않고 있다.
화마가 뿜어낸 잿빛 연기 탓에 지역 도시의 하늘은 뿌옇게 흐려졌고, 보건당국은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우려해 외출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사하(야쿠티야)공화국은 러시아 극동에서 산불 화재가 가장 극심한 지역이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재난 당국인 비상사태부를 인용, 현재 사하공화국 내에서 228건의 산불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80건의 화재에 대한 진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확산한 화재는 최근까지 150만㏊ 이상의 사하공화국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는 서울 면적(약 6만㏊)의 20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사하공화국은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2천 명 이상의 인력과 약 300대의 장비를 동원했다.



당국은 진화를 위해 인공강우까지 만들었다.
사하공화국은 안토노프(AN)-26 항공기를 동원, 화재가 발생한 3개 지역의 상공에 요오드화은이 포함된 연소탄을 발사하는 작업을 펼쳤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고온으로 조성된 건조한 환경은 진화 작업을 어렵게 만들었다. 작은 불씨들이 계속 주변으로 옮겨가면서 산불은 쉽게 꺼지지 않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산불은 현지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산불로 공화국의 주도인 야쿠츠크시(市)와 107개에 달하는 주거지역이 연기에 휩싸이면서 급속하게 대기질을 악화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보건당국을 인용, 야쿠츠크시의 대기질 측정 결과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기준치를 웃돌았다고 지난 19일 보도했다.
지난 6일부터 21일까지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129명이 산불 연기로 인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사하공화국 보건당국은 밝혔다.
보건당국은 시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한 상태다.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자 아이센 니콜라에프 사하공화국 행정 수반은 최근 푸틴 대통령에게 진화 장비 등의 추가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내각에 대책 회의를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슈스틴 총리에 관계 당국과 협의를 거쳐 보고를 하라고 지시하면서 군병력과 장비의 추가 지원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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