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중국 홍수 피해 21세기 말엔 14배 늘 것"
도시 리모델링 차원의 제방·배수 시스템 개선 필요…재해 경고 체계도 개선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독일과 벨기에에 이어 중국까지 이상 기후로 인한 홍수가 강타하면서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는 지구의 인류를 향한 경고가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과 독일 국민의 삶을 뒤흔든 치명적인 홍수는 기후변화가 전 세계의 날씨를 더 극단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일깨워 주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는 지는 17일부터 사흘간 617㎜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하철에 갇힌 승객 12명을 포함해 33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다.
또 농지 7만 5천㏊가 침수되는 등 경제적 피해 역시 5억5천만 위안(약 960억원)에 달했다.
중국에 기록적인 홍수가 닥친 것은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에 지난 14∼15일(현지시간) '100년만의 폭우'가 쏟아진 지 불과 사흘만이었다.
독일에서는 이번 대홍수로 사망자가 160명을 넘어섰고, 벨기에에서도 3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가 기존의 인프라로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정부 당국자들이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두아르도 아라랄 싱가포르 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부교수 겸 물정책연구소 공동 소장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정부는 먼저 과거나 최근에도 건설한 인프라가 이러한 극한 기상 상황에 취약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럽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한 지역에 오랫동안 머무르는 규모가 크고 느리게 움직이는 폭풍의 수가 늘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30일 발간된 국제 학술지인 지구물리학 연구지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대기가 따뜻해지면서 습기가 많아져 더 많은 비가 내리게 된다.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연구를 통해 21세기 말에는 이러한 폭풍이 현재보다 약 14배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일과 중국을 강타한 홍수는 수천 킬로미터가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했지만, 두 재해 모두 인구가 밀집한 지역이라는 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이어 이런 지역이 홍수 등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것 역시 주목해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프레드 하터만 포츠담 기후변화연구소 연구원은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조치와 제방과 홍수 방벽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또 도시 자체를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물이 너무 빠르게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간척 제방이나 평야와 같은 '녹색 완충' 조치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러나 비가 정말 많이 온다면 이 모든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제방 확충과 배수 시스템 개선만으로는 독일과 중국 사례처럼 사흘 만에 1년 치 강수량이 쏟아지는 이례적인 홍수에 대비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은 홍수에 대비한 인프라 확충과 함께 수해 지역의 국민이 대피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경고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크리스티안 쿠리케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 연구원은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기 위해 실용적인 지식을 습득할 필요가 있다"면서 "물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고, 건물을 지켜낼 수 없다면, 최소한 모든 취약계층을 대피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