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품귀 3분기도 지속…"2022년 필요 물량 연간 발주 완료"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현대차[005380]가 '반도체 보릿고개'로 여겨졌던 올해 2분기에 매출 30조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으나 아직 회복세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며 여전히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반도체 수급난이 이전보다 완화됐다고는 하나 3분기에도 일부 부품 부족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우려도 상존하기 때문이다.
◇ 분기 매출 30조원 첫 돌파
현대차는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0조3천261억원과 1조8천86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8.7%, 219.5% 증가했다고 22일 공시했다.
현대차의 분기 매출이 30조원을 넘은 것은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고, 영업이익 역시 2014년 2분기(2조872억원) 이후 7년만의 최고치다.
작년 2분기에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며 영업이익이 반토막(5천903억원) 난 것과 비교하면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글로벌 산업 수요는 2천21만7천대로 작년 동기(1천436만대) 대비 40.8% 증가했다.
현대차의 2분기 판매를 권역별로 보면 북미 시장에서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 중심의 판매가 늘며 2분기 도매 판매가 작년 동기 대비 67.6% 증가했고, 소매 판매 역시 73.1% 증가했다.
유럽의 경우 백신 접종 증가와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소매 판매가 126.6% 증가했다.
인도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일부 셧다운에도 기저효과로 도매 판매가 306.0% 급증했고 중남미와 러시아 모두 경기 회복과 수요 반등으로 도소매 모두 작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다만 중국 시장의 부진은 여전했다. 중국 도매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19.7% 감소했고, 소매 역시 27.8% 감소했다.
현대차는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여파로 그해 판매량이 반토막 난 이후로 줄곧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현지 생산·판매 법인을 각 사 대표이사 산하로 전환하는 등 중국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등 '정면 돌파'에 나서기도 했다.
◇ 하반기도 반도체 품귀 이어질 듯…"연간 발주 완료"
2분기 호실적에도 현대차가 활짝 웃지 못하는 것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 정상화 지연 등으로 하반기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작년 말부터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직격탄을 안긴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은 2분기를 정점으로 3분기부터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이나 완전히 정상화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현대차는 일부 품목의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3분기까지 이어진 뒤 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강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아직 정상 수준까지 회복하지 못해 판매에 다소간의 차질이 예상된다"며 "5, 6월 차질로 현지 재고 감소가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차는 이달에도 반도체 수급난으로 브라질 공장의 가동을 일주일 넘게 중단했다.
지난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보릿고개'일 것으로 예고했던 5월에는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을 사흘간 휴업한 것을 비롯해 울산 3공장과 4공장 2라인, 5공장 2라인도 이틀씩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비롯해 상반기 생산 차질만 7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본부장은 "생산 차종 전환, 휴무일 변경 등 생산 계획을 수시로 조정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고자 했다"며 "글로벌 공장 가동 중단이 일부 발생했으나 경쟁사 대비 양호한 생산 실적을 기록했다"고 자평했다.
현대차는 대체소자 발굴, 부품 현지화율 확대, 공급업체 다변화, 선행 재고 관리 등의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서 본부장은 "현재 전사 역량을 총동원해 반도체 추가 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며 "공급 안정화를 위해 연간 발주를 추진하고 있으며, 실제로 올해와 내년 물량에 대해 연간 발주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반도체 이슈 외에도 철강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신흥국 중심의 환율 변동성 확대 등도 하반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재확산도 변수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GV70, 싼타크루즈, 제네시스 전용 전기차 등 주요 신차들을 잇달아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키며 수익성과 경쟁력 개선 추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