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고위인사 줄낙마에 일본 엘리트층 '추한 민낯' 노출"

입력 2021-07-23 10:14   수정 2021-07-23 10:23

[올림픽] "고위인사 줄낙마에 일본 엘리트층 '추한 민낯' 노출"
WP, 차별 탓 '다양성 속 통합' 슬로건 무색 지적
"지식인, 여성·장애인 등에 골깊은 편견 지속"
일각에선 대회 계기로 차별문화 개선되길 기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여성, 장애인,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행위로 논란을 빚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고위 인사들의 낙마 사태가 일본 기득권층의 보수적 행태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미국 유력 언론의 따끔한 지적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 올림픽 조직위원회 인사들의 잇따른 스캔들이 일본 엘리트층의 추한 성향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도쿄올림픽이 '다양성 속 통합'(Unity in Diversity)이라는 슬로건을 채택했고 대회 관계자들은 올림픽을 통해 일본의 예의 바른 전통과 깨끗함, 낮은 범죄율 등을 부각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올림픽은 일본의 대다수 남성, 특히 나이 든 지식인들이 거센 반발을 부르는 견해를 계속 퍼뜨린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일본 조직위 관계자의 최근 불명예 낙마 사례는 고바야시 겐타로(小林賢太郞·48)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을 희화화하는 과거 동영상으로 논란이 된 도쿄올림픽 개막식 연출 담당자 겐타로를 해임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앞서 학창 시절 장애인을 괴롭혔다는 논란에 휩싸인 뮤지션 오야마다 게이고(小山田圭吾)가 지난 19일 도쿄올림픽 개회식 음악감독직을 내놓았다.
올해 3월에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폐회식 총괄책임을 맡았던 사사키 히로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여성 연예인의 외모 모욕 논란으로 사퇴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은 지난 2월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발언해 여성 멸시 논란이 제기되자 사퇴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올림픽 관계자들의 발언과 행동이 과거 일본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2017년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옹호하고 발언하는 등 여러 차례 논란을 빚었지만 물러나지 않은 점을 거론했다.
여성, 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적 행위를 단순히 개인적 성향 탓으로 돌릴 수 없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라이츠워치의 인권 운동가 밍키 워든은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이메일에서 올림픽조직위 인사들의 낙마에 대해 "일본 사회에서 이런 태도와 행동들이 수용되고 있음을 들춰냈다"고 진단했다.
워든은 일본이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별 남녀평등 순위에서 120위에 그친 점도 언급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뿌리 깊은 남성 우월주의 문화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여당 자민당은 올해 5월 성별 차별이나 성 지향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을 도입하려다가 자당 의원들의 반대로 포기했다.
다만, 이번 올림픽이 일본 사회의 성적 차별을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일각에서 나온다.
일본 내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프라이드 하우스 도쿄'의 마쓰나카 곤 대표는 "성소수자 사회에 대한 많은 차별과 편견이 있다"며 이번 올림픽이 성차별 문화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성소수자 선수는 약 163명으로 2016년 리우 올림픽(56명)의 거의 3배에 달한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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