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 인권 압박' 속 집권 후 첫 티베트 공개 시찰(종합)

입력 2021-07-23 19:36  

시진핑, '美 인권 압박' 속 집권 후 첫 티베트 공개 시찰(종합)
티베트 병합 70주년 맞아 '티베트 상징' 포탈라궁 광장서 연설
'물러서지 않겠다' 무언 메시지…전통복장 주민들 오성홍기 들고 환영



(베이징·선양=연합뉴스) 심재훈 차병섭 특파원 = 미국이 소수민족 인권문제로 중국을 강력히 압박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2012년 집권 후 처음으로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를 공개 시찰했다.
2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티베트 중심도시 라싸(拉薩)에서 티베트 불교 주요사원인 드레펑사원(哲蚌寺)과 티베트의 상징적 장소인 포탈라(布達拉)궁 광장 등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이날 민족·종교와 고도(古都) 보호, 티베트 문화 전승·보호 등에 대해 시찰하고 현지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통신은 전했다.
포탈라궁은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궁전이었던 곳으로, 시 주석은 중국 오성홍기가 걸리고 중국공산당 100주년 조형물이 설치된 포탈라궁 앞 광장에서 주민들에게 연설했다.
외신들은 시 주석의 티베트 공식 시찰은 집권 후 처음이라면서, 올해는 중국이 티베트 지역 지배를 확고히 한 '시짱 평화 해방' 70주년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또 중국이 티베트 불교 문화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이 지역 경제 발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시 주석이 드물게 티베트 지역을 시찰했다고 평가했다. 기존에는 시 주석의 이 지역 시찰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앞서 21일 티베트 린즈(林芝)의 공항에 도착해 티베트 관리 및 현지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고, 티베트 전통 복장 차림의 주민들은 중국 오성홍기를 흔들고 전통춤을 추면서 반갑게 맞이했다.
시 주석은 차량으로 주변의 강 등 생태 환경을 살펴본 뒤 린즈시 도시 계획관, 촌락, 공원 등을 방문해 도시 발전 계획과 농촌 진흥 현황을 점검했다.
이후 22일 기차를 타고 린즈에서 라싸로 이동하면서 철도 건설 현황을 살피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티베트 시찰은 최근 미국이 유럽연합(EU) 등 동맹국들을 규합해 티베트와 신장(新疆) 등의 소수 민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을 중단하라며 제재 등 압박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이뤄졌다.
따라서 시 주석의 이번 티베트 방문은 7월 창당 100주년을 맞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세운 만큼 티베트, 신장, 홍콩, 대만 등 핵심 현안에 대해 미국에 물러설 뜻이 없음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국가안보 전략 중간 지침'에서 중국 견제를 외교 정책의 핵심 요소로 꼽으면서 홍콩, 신장, 티베트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옹호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티베트에 도착하자 전통 복장을 한 주민들이 중국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장면은 미국 등 대내외에 티베트는 중국의 영토로 전혀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려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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