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둥·메이퇀도…거래 부풀리기·인플루언서 동원 평점 올리기 등 단속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와 징둥(京東) 등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판매자의 평점을 허위로 올리는 부정경쟁 관행이 만연하다면서 단속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시장감독총국은 23일 오후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天猫), 알리바바의 경쟁 플랫폼인 징둥(京東), 메이퇀(美團)의 생활 서비스 플랫폼인 다중뎬핑(大衆點評) 등에서 '허위 거래를 통한 신용 조작' 행태가 만연하다면서 공정한 시장 질서를 위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총국은 "허위 거래를 통한 신용 조작'과 관련된 회색 산업은 이미 장사를 하는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많은 소비자가 진실을 알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며 "이는 공정한 시장 경쟁 질서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총국은 많은 인력과 전용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까지 동원해 티몰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거래가 많이 이뤄진 것처럼 꾸며주는 업체들을 다수 적발했다면서 '허위 거래를 통한 신용 조작'이 조직화·직업화·규모화되는 특징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총국은 한 음식점이 레스토랑 정보를 제공하는 다중뎬핑에 입점한 뒤 평점을 높이려고 '왕훙'(網紅)으로 불리는 인터넷 인플루언서들에게 공짜 식사를 제공한 뒤 이들이 정상적으로 돈을 내고 식사한 것처럼 후기를 올리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를 왕훙을 동원한 '신용 조작'의 전형적 사례로 소개했다.
총국은 올해 상반기에만 '신용 조작' 사건 3천128건을 적발해 2억600억 위안(약 37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의 도전적인 대(對) 정부 공개 비판 발언 이후 중국 정부는 독점 및 부정경쟁 방지, 소비자 정보 보호, 금융 안정 등을 주된 명분으로 앞세워 '인터넷 공룡'으로 불리는 중국의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왔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에 갓 상장한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滴滴出行)을 상대로 인터넷 안보 심사를 개시하면서 규제 외연이 국가안보 영역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 안팎에서는 마윈의 '설화'(舌禍) 사건을 계기로 중국 공산당이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급격히 성장한 민영경제 부문이 사회주의 체제에 중대 위협 요인이 된다고 보고 강력한 대응에 나섰기에 빅테크 단속 강화 흐름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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