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열기 넘치던 1964년과 대조적…냉담한 분위기

입력 2021-07-23 18:12  

[올림픽] 열기 넘치던 1964년과 대조적…냉담한 분위기
코로나 확산 속 강행…"국민의 지지도, 기대감도 없다"
"戰後 부흥·경제성장으로 들끓던 57년 전 분위기 그리워"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1964년에 이어 두 번째로 23일 일본 도쿄에서 하계올림픽이 개막하지만, 열기로 넘치던 57년 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강행하는 올림픽에 일본 국민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의 반응도 우호적이지 않다.
교도통신은 "열기와 흥분에 휩싸였던 1964년과 달리, 일본 전체에 냉기가 감도는 채 개막식 날을 맞았다"고 진단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 당시 대회 관계자들은 전후 부흥과 경제성장으로 들끓던 당시 분위기를 그리워하면서 이번 대회는 "국민의 지지도 없고, 기대감도 없다"고 한탄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1964년 대회 당시 대학생으로 조직위원회에서 근무했던 후키우치 다다마사(吹浦忠正·80) 씨는 "당시는 어디를 가든 올림픽이 화제였고, 모든 국민이 성공시키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57년 전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헝가리 선수단의 통역을 맡았던 야마다 히로코(山田裕子·81) 씨는 개막식 때 항공자위대 곡예비행팀이 하늘에 올림픽을 상징하는 5개의 동그라미를 그리자 "일본이 패전에서 정말 다시 일어났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이번 올림픽도 전후 최대 재난이었던 동일본대지진(2011년 3월)으로부터의 부흥을 기치로 내건 바 있다.
그러나 작년 초부터 전 세계로 확산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개최가 1년 연기되고, 팬데믹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우여곡절 끝에 개막하게 되면서 대재난에서 일어선 일본의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기는 힘들게 됐다.
해외 관중은 물론 국내 관중도 거의 없는 가운데 열리는 사상 초유의 올림픽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공언해온 '인류가 코로나를 극복한 증거'라고 제시하기에도 무리가 따른다.

올림픽 개최 찬반을 둘러싼 여론의 분열도 부작용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이번 올림픽을 "분단(분열)과 불신 속에서 막을 여는,이례적이고 이상한 올림픽"이라고 규정했다.
신문은 "기대로 가슴이 설레야 할 때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더해 개막 직전의 식전 담당자 사임·해임 소식으로 시중에는 들뜬 감도, 축제 분위기도 없다"며 대회가 무사히 끝나기만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일본 국민)의 공통되고 솔직한 바람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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