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안 맞으면 일 못한다'…러 당국, 미접종자 업무배제 지시

입력 2021-07-24 17:29  

'백신 안 맞으면 일 못한다'…러 당국, 미접종자 업무배제 지시
코로나19 확산 속 접종 진작책…일부 지자체는 서비스 업종 접종 의무화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정해진 기한 내에 접종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는 근로자를 기업이 업무에서 배제하도록 조치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과 노동부는 23일(현지시간) 내놓은 코로나19 방역 관련 공동 권고에서 이같이 지시했다.

권고는 "근로자가 합당한 이유 없이 백신 접종을 거부할 경우 고용인은 해당 근로자를 임금 보존 없이 업무에서 배제하는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규정했다.
권고에는 또 고용인이 근로자에게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는 규정도 포함됐다.
백신 접종을 거부할 수 있는 합당한 이유는 건강 문제로 접종을 받을 수 없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말한다.
현지 의료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암 환자를 포함해 대부분의 질환자도 백신 접종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백신 접종 불가 증명서를 발급받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한다.
당국의 이번 조치는 여전히 20%대(2회 접종 완료자 기준)에도 못 미치는 낮은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압박 정책으로 보인다.
러시아 노동부와 보건당국은 각 기업체의 백신 접종자와 감염 후 완치자 비율을 전체 근로자의 8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30여 개 지자체는 대민 접촉이 많은 서비스 업종과 국가기관 종사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다.
서비스 업종 관련 업체엔 근로자의 60% 이상에게 접종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에선 지난달 중순부터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했고 이 같은 추세는 지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하순 2만 명대로 올라선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들어선 2만5천 명 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0일 600만 명을 넘어선 누적 확진 수는 여전히 미국, 인도,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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