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외과 전문의 지원자 한 명도 없는 건 이번이 처음…중증 소아환자 위기"
'사명감'만으로 어려운 외과 의사의 길 강요할 수 없어…특단의 대책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선천성 기형 등 소아 환자를 수술, 치료하는 소아외과 전문의 부족이 현실이 됐다.
26일 의료계와 대한외과학회에 따르면 이달 외과 세부 분과 전문의 시험 응시인원을 집계한 결과, 소아외과 전문의 응시자는 '0명'이었다.
올해 대한외과학회는 간담췌·내분비·대장항문·소아·위장관·유방질환·혈관질환 등 총 7개 세부전공에서 외과 분과 전문의 시험을 진행했다. 외과 전문의 중에서 해당 세부전공을 추가 수련한 전임의(펠로)들을 대상으로 분과 전문의 자격을 주는 시험이다.
올해 분과 전문의 시험에 응시한 외과 전문의는 총 60명이었다. 유방외과 20명으로 가장 많았고, 간담췌외과 16명, 대장항문외과 10명, 내분비외과 6명 순이었다.
위암 수술을 전담하는 위장관 외과 전문의 응시자는 5명에 그쳤다. 지난해 11명에서 반 토막이 났다.
초응급 질환 중 하나인 복부 대동맥류 파열을 수술하는 혈관외과 전문의 응시자는 3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9명에 견줘 크게 줄었다.
더욱이 소아외과 전문의는 올해 응시자가 아예 없어 향후 소아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외과학회는 우려했다.
이우용 대한외과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교수)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소아외과 분과 전문의 제도가 시행된 이후 매년 조금이나마 지원자가 있었는데 아예 없었던 건 올해가 처음"이라며 "소아 중증 환자 치료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한해 외과 전문의가 140∼160명 배출되는 데 이제 절반도 세부 분과 전문의를 하려 하지 않는다"며 "외과 의사 자체도 적은 데다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는 세부 분과 전문의, 그중에서도 어려운 분야에 대한 지원은 나날이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과 의사 부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고난도 중증 수술을 담당하는 세부 분과 전문의가 줄어들면 고스란히 환자에 위협이 된다. 응급 중증 환자가 발생했을 때 적시에 치료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미 지방에서는 소아외과 전문의를 한 명도 배치하지 못한 병원이 적지 않다.
외과학회에서는 무조건적인 '사명감'만으로 어려운 외과 의사의 길을 강요할 수는 없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이사장은 "현재는 일부 외과 수술에 대한 의료수가가 쌍꺼풀 수술보다 낮을 정도로 비정상적"이라며 "외과를 포함한 필수 의료에 대한 비정상적 수가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중증 환자와 응급의 고난도 수술이 많은 외과의 특성을 고려해 수술 과정에서 의사의 고의성이 없다면 의료 분쟁에서도 어느 정도 법적 면책을 해주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개 의사들은 의과대학 졸업과 함께 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대학병원 등에서 전문의가 되기 위해 전공의로서 인턴 1년, 레지던트 3∼4년의 수련 과정을 거친다. 전문의가 된 후에는 세부 전공을 추가 수련하는 전임의 과정을 거쳐 분과 전문의 등을 취득한다.
[표] 2021년 외과 분과 전문의 시험 응시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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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과 │응시인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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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췌│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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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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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항문 │10│
├───────┼─────┤
│소아 │0 │
├───────┼─────┤
│위장관│5 │
├───────┼─────┤
│유방질환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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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질환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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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응시인원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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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외과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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