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아소·고노·고이즈미 등 자민당 중의원 중 세습 29%
"기득권 온존으로 이어질 수도…진심으로 세습 제한 검토하길"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정치인이 은퇴하면서 국회의원 지역구를 대물림하는 경우가 많은 일본에서 올해 가을 총선을 앞두고 이런 정치 풍토에 제동을 걸자고 유력 신문이 주장하고 나섰다.
아사히신문은 26일 '정치인 세습, 정당은 제한 검토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런 주장을 했다.
신문에 따르면 올해 6월 정기국회가 끝나고 자민당의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전 관방장관과 야마구치 다이메이(山口泰明) 선거대책위원장, 가와사키 지로(川崎二郞) 전 후생노동상이 정계 은퇴를 하면서 모두 지역구를 장남 혹은 차남에게 넘겨줬다.
현재 일본의 유력 정치인 중 총리를 역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와 아소 다로(麻生太郞)와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 등은 대표적인 세습 정치인으로 꼽힌다.
아사히는 지역구 세습에 대해 "새로운 인재가 들어오는 문호를 좁혀 기득권 온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민주당은 2009년 총선 때 현직 국회의원의 배우자와 3촌 이내 친족이 같은 지역구에 연속으로 출마하는 것을 당의 규칙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맞서 자민당도 '다음 총선부터 현직 의원의 배우자와 3촌 이내 친족은 공천하지 않겠다'고 공약했지만, 그해 총선에서 민주당은 자민당을 누르고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당시 자민당에서 이런 공약을 주도한 인물은 선거대책 부위원장을 맡고 있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현 총리였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스가 총리는 세습 정치인이 아니다.
그러나 2012년 자민당으로 다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지역구 세습을 제한하자는 분위기는 사라졌다고 한다.
2017년 중의원 선거 기준 자민당 당선자 중 '세습 정치인'은 83명으로 전체의 29%에 달한다.
아사히는 "각 당은 과거의 논의를 상기해 이번에야말로 진심으로 세습 제한을 검토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문은 "물론 세습 후보라는 것과 정치인의 자질은 별개 문제로 유권자의 지지가 없으면 당선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같은 선거구에 입후보를 원하는 사람(세습 정치인)이 있다면 경선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당원만이 아니라 일반 유권자의 투표를 인정해도 좋다"고 제안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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