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봉쇄령 4→3단계 완화…술판매 제한적 허용

입력 2021-07-26 18:04   수정 2021-07-26 18:35

남아공 봉쇄령 4→3단계 완화…술판매 제한적 허용
등교 재개하고 9월부터 18세 이상 접종 확대
폭동 수습책으로 사회 보조기금도 재지급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델타 변이가 주도한 제3차 감염 파동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제4단계 봉쇄령을 제3단계로 완화했다.
또 그동안 금지했던 주류 판매도 다시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등교도 재개하는 한편 9월부터 18세 이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을 확대하기로 했다.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저녁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담화에서 "대체로 3차 감염 파동이 정점을 지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통행금지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유지하되 수도권 하우텡주를 중심으로 한 주(州) 사이 이동이 자유롭게 재개된다.
레스토랑, 바, 피트니스센터 등 비필수 사업장의 영업은 오후 9시에 문을 닫아 직원들의 통행금지 전 귀가를 도와야 한다.
종교·정치·사회적 집회의 실내 인원은 50명, 실외는 100명으로 각각 제한된다. 장례식도 50명 이상은 안 된다.
주류 판매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월∼목요일만 허용된다.
이미 방학이 끝나고도 온라인으로 진행하던 학교 수업이 오프라인으로 전환된다.
백신 접종을 현재 주중 하루 24만 명 수준에서 30만 명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접종 장소를 더 늘리고 주말 접종도 독려한다. 남아공은 현재 인구의 10%가 넘는 630만명 이상을 접종했다.
현재 35세 이상으로 진행되는 대상 연령층도 9월 1일부터 18∼34세까지 확대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향후 2∼3개월 이내에 3천100만 회분의 화이자, 얀센 백신 등을 추가로 반입할 것이라면서 10월부터는 자국 내 아스펜 공장에서 오직 아프리카 대륙 공급을 위한 얀센 백신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패 혐의를 받는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 수감 이후 이달 9일부터 일주일가량 콰줄루나탈과 하우텡을 휩쓸었던 폭동과 약탈·방화와 관련해 선동자와 적극 가담자를 처벌하는 등 법과 질서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이번 소요의 배경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오랜 봉쇄령으로 인한 주민들의 생활고도 있었다고 보는 조치도 취해졌다. 정부는 스스로 일어설 힘이 없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사회적 곤경 부조 기금을 월 350 랜드(약 2만7천 원)씩 2022년 3월까지 다시 지급한다.
정부는 4억 랜드를 인도주의 위기 경감 펀드에 기부하고 소요·폭동 등에 대처하는 국영 보험사(SASRIA)의 보험금을 피해를 본 회사에 신속히 지급하기로 했다. 보험 미가입 중소 업체에 대한 복구 지원책도 조만간 발표된다.
기업들의 고용 유지 보조 및 세금 경감·유예 혜택도 이날 발표됐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번 폭동은 오히려 남아공의 민주적 헌정 질서를 다시 한번 다지는 계기가 됐다면서 "과거의 분열을 치유하고 민주적 가치와 사회적 정의, 근본적 인권에 기반한 사회를 확립하자"고 당부했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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