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마다 5세 이하 어린이 1명 목숨 앗아가는 말라리아 퇴치 기대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화이자와 함께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출시에 성공한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세계 첫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기술 기반 말라리아 백신 개발에 나선다.
내년에 임상시험을 시작하고, 말라리아로 인한 타격이 가장 심한 아프리카에 생산시설을 설립해 2023∼2024년부터 대량접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2분마다 5세 이하 어린이 1명이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고 있다.
바이오엔테크 26일(현지시간) 켄업(Kenup) 재단, 세계보건기구(WHO) 고위대표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게이츠 재단 등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말라리아 근절 이니셔티브(Eradicate-Malaria-Initiative)의 일환으로 이런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파트너들과 함께 안전하고 효과적인 mRNA기술 기반 말라리아 백신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말라리아 백신은 병을 저지하고, 사망률을 낮추고, 아프리카와 다른 피해 지역을 위한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은 우리에게 모두가 공통된 목표를 위해 전진한다면 과학과 혁신이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엔테크가 상당한 액수를 투자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WHO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유럽 투자은행, 아프리카연합(AU)의 지원을 받는다.
mRNA 백신은 mRNA를 분자 형태로 인체 세포에 투여해 항원을 형성할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 항원은 인체에 면역체계를 학습시켜 진짜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효과적으로 항체를 형성하도록 돕는다.
바이오엔테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당시처럼 여러 가지 백신 후보들을 상대로 전임상시험을 한 뒤 내년 말부터 유력후보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승인된 말라리아 백신은 모스퀴릭스 1종뿐이다. 이 백신의 말라리아를 예방하는 효능은 36%로 WHO 목표치인 75%에 한참 미달한다. 이 백신은 2019년부터 가나와 케냐, 말라위에서 파일럿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접종되고 있다.
매년 전세계에서 말라리아에 걸리는 이들은 2억2천900만명에 달하고, 이중 40만명은 사망한다. 사망자 중 3분의 2는 5세 이하 어린이다. 말라리아 사망자 90% 이상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발생하고 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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