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복지 맡는 모회사에 '토지+주택사업' 자회사 수직 분리안 유력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정부가 땅 투기 의혹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토지·주택부문의 통합을 유지하는 자회사를 만들어 운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28일 오후 2시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하는 온라인 공청회를 열고 LH 조직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정부는 지난달 7일 LH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된 점을 고려해 충분한 의견 수렴과 심층 검토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정부는 토지·주택·주거복지 기능을 중심으로 분리하는 세 가지 대안을 중점 검토하겠다고 했다.
국토부가 공청회에 앞서 이날 공개한 LH 조직 개편안 검토 자료를 보면 3가지 안 중 주거복지 기능을 별도로 분리해 모회사로 삼고, 주택·토지 부문은 통합을 유지하되 자회사로 만들어 수직 분리하는 방식의 3안에 힘이 실렸다.
3안은 국토부 자체 평가에서 총점 8.5를 받아 다른 두 가지 안을 모두 앞섰다. 주택과 토지 기능을 분리하고 주거복지를 주택 기능에 붙이는 안과 주거복지 기능을 별도로 분리하고 주택과 토지 기능은 통합을 유지해 병렬 분리하는 안은 모두 6.5점을 받았다.
3안은 모회사에 사업기획을 총괄 조정토록 하고 자회사를 감시·감독하는 준법감시위원회를 두도록 해 관리 기능을 강화하도록 했다.
또 사업계획 수립이나 정관 변경, 임원 임명·해임, 배당 등 자회사의 중요 경영사항은 모회사 이사회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런 방식은 LH의 기존 조직 안정성이 가장 약하게 유지되지만, 견제와 균형이나 공공성 강화, 정부 주택정책의 안정적인 추진 등 부문에서는 가장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3안은 정부가 애초부터 고려했던 안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에서 LH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하자 LH 기능을 완전히 분리해 해체에 가까운 수준으로 쇄신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졌고, 이에 당정 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 5·6 대책과 8·4 대책, 올해 2·4 대책 등을 통해 LH가 주도하는 주택 공급 방안을 쏟아낸 정부로선 LH의 기능이 과도하게 축소돼 주택 공급자 역할에 차질이 생기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고민이 깊었다.
정부는 LH 조직에 대한 견제와 균형 회복과 향후 주거복지 수요 증가 등 정책 여건 변화에 차질없이 대응하기 위해 최선의 조직 개편안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감안해 조속한 시일 안에 LH 조직 개편안을 확정하고 관련 법안이 정기 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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