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피해로 주민들 대피소에 모이면 전파 위험 커져"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중부 장쑤성 난징(南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지속해서 발생 중인 가운데, 제6호 태풍 '인파'의 영향으로 많은 비까지 예보돼 방역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27일 중국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중국 내 지역사회 감염 신규 확진자 31명은 모두 난징에서 나왔다.
중국 장쑤성에서는 21일부터 매일 신규 환자가 보고되고 있으며, 난징 루커우(祿口) 공항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누적 환자가 106명을 기록 중이다.
인구 930만여 명인 난징시는 전 주민을 대상으로 세 번째 핵산 검사(PCR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으며, 주거구역 출입 통제를 강화했다.
이번 질병 확산과 관련, 랴오닝·안후이·쓰촨·광둥성에서도 난징 관련 코로나19 양성 환자가 나오면서 긴장감이 높은 상황이다. 전날 랴오닝성 다롄(大連)에서는 난징 공항과 관련된 무증상 감염자 3명이 신규 보고됐다.
베이징대 제1병원의 호흡기 전문가 왕광파(王廣發)는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번 전염이 공항에서 시작돼 많은 인파가 관련된 만큼 확산 범위가 넓을 수 있다면서, 공항 이용객 추적 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25~26일 저장성과 상하이(上海)에 많은 비를 뿌린 태풍 중심이 27일 오후에서 밤사이 난징 부근을 지날 것으로 예보된 상태다.
태풍은 '열대폭풍우'급 세력과 초속 18m의 풍속을 유지하며, 27일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24시간 사이 난징에 50~100mm의 비를 뿌릴 전망이다. 또 장쑤·안후이성 일부지역은 강수량 100~220mm를 기록할 것으로 기상 당국은 보고 있다.
한 익명의 면역학자는 "난징의 코로나19는 (미얀마 접경인) 윈난성 등의 경우보다 더 많은 환자가 나오고 넓은 범위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질병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태풍이 방역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태풍으로) 가옥이 피해를 보면 사람들이 대피소에 모이게 된다"면서 "또 태풍으로 도로가 훼손되고 물·전기 공급이 끊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키우고 구조·치료에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난징 당국은 마스크가 비에 젖을 경우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주민들에게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를 자주 교체하도록 당부하기도 했다.
태풍은 북서쪽으로 이동하다 28~29일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 예정이며 산둥·허베이·랴오닝성 등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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