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수장 "아프리카 자체 백신 제조역량 갖춰야"

입력 2021-07-27 18:25  

WTO 수장 "아프리카 자체 백신 제조역량 갖춰야"
"지재권 유예협상 매우 더뎌…오늘 유예해도 제조역량 없이는 소용 없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아프리카 국가들 스스로 대륙 내에 백신을 생산하는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유엔아프리카경제위원회(UNECA)가 개최한 한 웨비나에서 아프리카 나라들이 제약사들과 협력해 백신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를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접종률이 낮은 아프리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의 공급을 개선하는 방안으로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협정(TRIPS) 면제가 거론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단지 소수의 아프리카 국가가 백신 제조 역량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프리카는 백신의 99%를 수입하고 있으며 튀니지, 모로코, 세네갈,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도만이 일부 제조 역량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우리가 오늘 지식재산(IP)을 갖더라도 그걸로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투자도 없고 제조 역량도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WTO 회원국들이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규정 유예가 개발도상국에 백신 공급을 확대하는 최상의 방안인지를 놓고 의견이 나뉘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협상이 매우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당사자들이 "개도국으로 하여금 기술, 노하우에 접근하도록 하면서 연구와 협상을 저하하지 않는 방안을 찾기 위해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합의에 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WTO에서 존슨앤드존슨(J&J), 화이자, 모더나, 러시아 스푸트니크 제조사, 중국 시노팜 그룹 등 백신 제조사 경영자들이 모임을 했다. 그는 이들 회사가 아프리카에 투자를 증진하는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J&J는 남아공의 제약사 아스펜을 통해 백신을 생산하려고 하고 있다. 아스펜이 J&J가 제공하는 성분을 사용해 백신 도스(1회 사용분)들을 포장하는 방식이다.
화이자는 지난주 케이프타운 바이오백 연구소와 비슷한 계약을 맺었고, 시노팜 도스들은 이집트에서 만들어진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12억 인구 중 단지 1.4%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아프리카가 지속가능한 경제 회복을 하기 위해서도 적절한 백신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경제는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한 규제가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쳐 25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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