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중국이 대규모로 핵미사일 격납고 건설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자연맹(FAS) 소속 핵무기 전문가들이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신장 하미 인근에서 지난 3월부터 핵미사일 격납고 건설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발견된 것까지 포함해 중국이 건설 중인 핵미사일 격납고의 수는 230개에 달한다. 현재 중국이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진 격납고의 수가 20개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10배 이상의 격납고를 새로 건설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300개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이나 러시아가 실전 배치한 핵탄두 수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그러나 중국은 플루토늄 보유량으로만 본다면 1천 개 이상의 핵탄두를 제조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중국이 핵무기의 수를 늘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맞먹는 G2의 위치에 올라선 만큼 미국이나 러시아와의 핵무기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핵무기 격납고 건설과 핵무기 제조는 별개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위성에 시설이 그대로 노출될 만큼 보안이 허술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제 핵무기를 제조해 보관하겠다는 목적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을 맺은 상태다.
세계 3위 핵보유국인 중국을 이 협정에 추가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도 머지않은 시점에 중국을 군축협상에 참여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도 군축협상에 참여하는 상황을 대비해 핵무기 보유량을 미리 늘려놓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이 미국의 감시망을 회피하기 위해 격납고를 추가로 건설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중국은 20개 안팎의 격납고에 핵무기를 보관하고 있다. 격납고의 수를 늘린다면 미국의 감시망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격납고에 무조건 미사일을 보관하라는 법은 없다"며 "격납고를 만든 뒤 미사일을 옮겨가며 보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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