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데이비 대표 "미 셔먼 의원과 화상으로 협력 논의할 것"
"비핵화와 평화협정 엮는 건 실수…평화협정이 비핵화 길 평탄케 해"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한반도 평화협정은 논란의 소지가 없는 사안이며, 영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해 더 적극 참여할 것을 촉구합니다."
영국 자유민주당 대표 에드 데이비 경은 미국 하원에 지난 5월 제출된 한반도 평화법안을 지지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최근 낸 뒤 "한반도 평화협정이 비핵화로 가는 길을 더 평탄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영국 의회에서 한반도 평화협정 관련 논의가 시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이비 대표는 런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실에서 26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이 결의안이 본회의에서 다뤄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미국 의회의 한반도 평화법안 관련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보조를 맞출 것이며, 이를 위해 조만간 이 법안을 발의한 브래드 셔먼 미국 하원의원과 화상 회의를 하고 의견을 나눌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이 정전협정에 서명한 주체가 아니라서 미국처럼 앞서 나갈 입장은 아니지만,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일원으로 발언권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정부가 판문점 선언을 전보다 더 강하게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열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영국 의회 내에서 결의안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초당적 동의를 끌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영국 의회에 제출된 결의안에는 데이비 대표 등 자민당 2명, 보수당 1명, 민주통합당 1명, 무소속 2명의 의원이 서명했다.
데이비 대표는 결의안을 낸 것만으로도 정부를 포함해 각계의 관심을 끄는 의의가 있으며 본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에도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협정은 논란의 소지가 없는 사안이며 한반도 평화 통일은 민주 국가들의 전략적 이해와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다른 의견이 있다면 먼저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처럼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엮는 것은 실수이며 평화협정이 비핵화로 가는 길을 평탄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직전 미국 하원에서 발의된 한반도 평화법안은 한국전쟁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의회가 한미동맹 강화나 종전선언 추진 등을 위한 결의안을 발의한 적은 있지만, 포괄적 한반도 평화 구상을 구속력 있는 법안 형태로 담아 의회에 제출한 것은 처음이라 관심을 모았다.
영국 의회 내 대표 친한파인 데이비 대표는 지난달 민주평통 측에서 미국 의회 법안 발의 소식을 들은 뒤 즉각 움직였다.
데이비 대표는 1997년 처음 하원에 진출한 뒤 한인들이 많이 사는 뉴몰든 등이 속한 지역구에서 한 차례를 제외하곤 내리 당선됐다. 한국에 관한 의회 내 초당적 의원모임(APPG Republic of Korea)의 의장이기도 하다.
그가 지난해 대표로 선출돼 이끄는 자민당은 중도 성향으로 영국 정치권에서 한동안 보수당과 노동당이라는 양대 정당 뒤에서 제3당 역할을 해왔다.
2010년 총선 후 보수당과 연정을 꾸렸을 때는 당시 데이비 의원이 에너지와 기후변화 장관을 맡았다.
그의 정치 경력은 영국 내 한인들의 영향력 확대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전에도 지역구에 한인들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투표권을 갖게 된 이들이 점점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내 한인 유권자들을 대변하기 위한 당면 과제는 다음 선거에 한인 구의원(councilor)들을 더 많이 당선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임혜정 씨 등 3명이 공천을 받아서 표밭을 가꾸고 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