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고혈압 1차 치료제로 널리 처방되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는 효과는 비슷하나 부작용의 차이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메디컬센터의 조지 흐립사크 생의학정보학 교수 연구팀은 ACE 억제제와 ARB는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효과는 비슷하지만, 부작용은 ARB가 ACE 억제제보다 적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6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미국, 독일, 한국 등 8개 데이터베이스에서 1996~2018년 ACE 억제제 또는 ARB를 복용하기 시작한 고혈압 환자 약 300만 명을 골라내 두 혈압약의 효과와 부작용을 비교 평가했다.
첫 혈압약을 ACE 억제제로 시작한 환자는 229만7천881명, ARB로 시작한 환자는 67만3천938명이었다.
전체적으로 급성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돌연 심장사(sudden cardiac death) 등 4가지 위험을 낮추어 주는 효과는 두 약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러나 혈관부종, 기침, 췌장염, 위장 출혈 등 모두 51가지 부작용 비교에서는 ARB가 ACE 억제제보다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ARB가 ACE 억제제보다 부작용이 적다는 것은 안전성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따라서 고혈압 치료를 처음 시작하면서 첫 번째 혈압약을 선택하는 경우라면 ARB를 먼저 고려하되 이미 ACE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라면 굳이 약을 바꿀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제언했다.
미국과 유럽의 고혈압 치료제 처방 지침에는 모두 5가지 계열의 30개 혈압약이 선택 가능한 약으로 나와 있다.
이 중 최초의 고혈압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약은 ACE 억제제와 ARB이다. 두 약은 작용 메커니즘이 비슷해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줄여준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에서는 ACE 억제제 처방이 압도적으로 많다. ARB보다 일찍 시장에 나온 데다 약값이 ARB보다 싸기 때문이다.
어떤 약을 선택할지를 결정하는 의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혈압약의 효과와 부작용을 개별적으로 비교한 연구 자료는 거의 없는 형편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 학술지 '고혈압'(Hypertens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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