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무관중 탓 '낯선 고요'…사기저하 선수들 고군분투

입력 2021-07-28 15:22  

[올림픽] 무관중 탓 '낯선 고요'…사기저하 선수들 고군분투
"기진맥진한 상황서 응원도 들리지 않으면 비참"
응원 '상상'하거나 노래로 대신…선수끼리 '자급자족'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에게 관중의 응원은 기량을 뽐내게 도와주는 사기의 원천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대부분 경기가 관중 없이 치러지는 도쿄올림픽에서 선수들은 '낯선 고요'에 적응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국 조정 국가대표 엘렌 토멕은 27일 AP통신과 인터뷰서 "(관중이 없는) 결승선을 통과하면 비참함을 느낄 것"이라면서 "기진맥진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이름을 외치는 소리도 들리지 않으면 조금 더 비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토멕은 고국에서 응원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을 되새기고 있다면서도 "관중석에서 어머니를 찾을 수 없으면 비참하고 슬플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 비치발리볼 국가대표 아가타 베드나르크주크는 "브라질에선 정말 많은 사람이 우리를 응원했는데 여긴 고요하다"라면서 "관중으로부터 열정을 받을 수 없기에 내 안에서 끄집어내 경기에 쏟아붓고 있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무관중에 적응하고 있다.
일본 기계체조 국가대표 무라카미 마이(村上茉愛)는 "나는 관중한테 영향받으며 이는 동기부여로 이어진다"라면서 "관중이 없는 상황은 처음 겪어보는데 그것이 어떤지 상상할 수도 없어 감정을 죽이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TV로 경기를 보며 응원할 팬들을 상상하며 편안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경기 중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 허용되는 스케이트보드 선수들은 음악으로 관중의 응원을 대신한다.
미국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 재거 이튼은 "관중이 없는데 스케이트를 타는 데 어려움을 느껴 헤드폰을 쓴다"라면서 "헤드폰을 쓰면 나만의 흥을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25일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선 때 래퍼 더스티 로케인의 '롤린 앤 컨트롤린'을 들었다고 한다.
응원을 '자급자족'하기도 한다.
미국 남녀 체조대표팀은 서로 경기 때 응원단 역할을 해주고 있다.
미국 체조 국가대표 새뮤얼 미쿨라크는 "우리만의 응원단이 있어 우리만의 분위기를 만든다"라면서 "(남녀 대표팀이) 서로를 응원하며 힘을 낸다"라고 말했다.
선수 중에는 올림픽 출전이라는 일생의 꿈을 이룬 점을 떠올리며 힘을 내거나, 고요 속 평안을 찾는 이들도 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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