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등 전국 곳곳서 폭증 양상…긴급사태 적용지역 확대될 듯
내달 8일 폐막 예정 '올림픽 중도취소' 주장 목소리 커질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도쿄올림픽 경기가 한창인 와중에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9천 명을 처음 넘어서면서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도쿄올림픽 엿새째인 28일 일본 전국에서 새롭게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오후 6시 현재 교도통신 집계 기준으로 9천 명을 돌파했다.
일본의 일간 신규 감염자가 9천 명대에 올라선 것은 작년 1월 16일 첫 환자가 발표된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지금까지 하루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날은 올 1월 8일의 7천958명이다.
일본 정부는 작년 4월 이후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상황에 맞춰 긴급사태를 선포했다가 해제하기를 반복했다.
올림픽을 앞둔 지난 12일부터는 수도 도쿄 지역에 한해 올림픽 전 기간을 포함하는 내달 22일까지 4번째 긴급사태를 발효했다.
그러나 긴급사태가 적용되는 도쿄 지역은 물론이고 주변 수도권 광역지역과 오사카 등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신규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제5차 유행이 확연한 양상이다.
올림픽 경기가 주로 열리는 도쿄에선 이날 역대 최다치인 3천177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도쿄에 인접한 가나가와현에서도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1천51명의 감염자가 새롭게 보고됐다.
지바와 사이타마 등 다른 수도권 지역과 오사카 등 지방 대도시권의 감염 확산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자치단체장들은 중앙정부에 긴급사태 재선포를 요청할 방침이다.
하지만 긴급사태 발효 후에도 신규 확진자가 줄기는커녕 급증하는 도쿄 상황을 보면 긴급사태 발효 지역을 확대하더라도 감염 확산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올림픽 관계자들의 감염 사례도 계속 보고되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날 올림픽 관계자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이달 1일 이후의 누적 확진자가 169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에 코로나19 대책을 조언하는 분과회의 오미 시게루(尾身茂) 회장은 28일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도쿄의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의료체계의 압박이 이미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본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부 차원의 대응책으로 모든 사람이 위기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놓고 감염 상황에 맞는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복된 긴급사태 선포에 따른 피로감이 쌓이면서 외출자제 요청이나 음식점 주류판매 제한 등 정부가 추진해온 핵심 방역 대책이 사문화했다는 지적이 나와 모종의 특별한 수를 강구해야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집단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 것 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감염자 폭증 추세가 이어짐에 따라 내달 8일 폐막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힌 도쿄올림픽의 중도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다.
사실상의 무관중 개최로 결정된 올림픽이 신규 확진자를 늘리는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더라도 올림픽 분위기가 코로나19에 대한 경계감을 떨어뜨리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전날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고 올림픽 경기를 자택 등에서 TV로 관전해 달라고 일본 국민들에게 거듭 당부하면서 올림픽의 중도 취소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에도 관저에서 코로나19 대응 담당인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상 등 관계 각료들을 불러 놓고 대책을 논의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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