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임기 시작…분열 해소·코로나19 위기 극복 등 과제 산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페드로 카스티요(51) 페루 신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취임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이날 수도 리마의 의사당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부패 없는 나라와 새 헌법을 페루 국민에 맹세한다"고 말했다.
좌파 성향인 그는 경제의 "질서와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고 싶다며, 산업 국유화를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전임자인 프란시스코 사가스티 전 임시 대통령에 이어 앞으로 5년간 페루를 이끌게 된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시골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했던 카스티요 대통령은 정계·재계 등 엘리트 출신이 아닌 페루 첫 대통령으로 꼽힌다.
정치 신인인 카스티요 대통령은 좌파 자유페루당 후보로 이번 대선에 출마해 4월 1차 투표에서 18.9%의 득표율로 깜짝 1위를 차지했다.
이어 6월 결선투표에서도 우파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를 0.25%포인트 차이로 꺾고 승리했다.
후지모리가 개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채 일부 표의 무효화를 요구한 탓에 카스티요는 취임식을 불과 8일 앞둔 지난 19일에야 당선을 확정 지었다.
짧은 정권 인수 기간을 거쳐 취임한 카스티요 대통령 앞에는 정국 혼란 수습과 분열된 민심 통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 등 여러 어려운 과제들이 놓여있다.
페루에선 최근 몇 년 새 대통령들이 부패 스캔들 등으로 줄줄이 낙마해 2018년 이후에만 대통령이 5명이었다.
이 때문에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만과 염증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에서 치러진 이번 대선에선 극단적인 좌우 대결이 펼쳐지며 민심도 두 쪽으로 갈라졌다.
페루는 또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코로나19 사망자 수와 치명률이 가장 높을 정도로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아울러 사회주의 정당 출신 대통령 취임에 대한 시장의 불안과 우려를 달래고, 여당이 장악하지 못한 국회에서 헌법 개정 등 쉽지 않은 일들을 추진하는 것도 카스티요 대통령 앞에 놓인 난제다.
페루 독립 200주년 기념일에 맞춰 열린 이날 취임식엔 칠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중남미 국가 대통령들과 스페인 국왕 등이 참석했다. 미국 정부 특사로는 역시 교사 출신이자 라틴계인 미겔 카도나 교육장관이 찾아와 취임을 축하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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