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천구 이상 화장 가능" 자랑에 가족 잃은 시민들 '분노'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쿠데타 군사정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가운데, 코로나 사망자 시신 처리를 위한 화장터를 증설하겠다고 밝혀 비난이 더 커지고 있다.
29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군정은 최대 도시 양곤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최근 급격히 증가하자 화장터 10곳을 새로 짓겠다고 발표했다.
군사정권의 TV와 라디오 방송은 이틀 전 10곳의 화장터가 양곤에서 동시에 지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신규 화장터 10곳에서 하루 3천구의 시신이 화장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양곤의 주요 공동묘지인 야웨에 새로 지어지는 화장터는 하루 1천구 이상의 시신을 화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군사정권이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코로나19 사망자를 화장하는 화장터 증설에만 신경쓰고 있다며 비판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특히 6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3차 유행 기간 군정의 '무대책'으로 가족이나 친척을 잃은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얀마 시민들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병원에 입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병원들은 2월1일 쿠데타 이후 의료 및 보건 인력 대다수가 시민불복종 운동(CDM)에 참여하면서 의료진 및 병상이 태부족이라며 사실상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집에서 의료용 산소통 등에 의지해 치료해야 하지만, 최근에는 군부가 병원 및 코로나19 센터가 우선이라며 개인에 대한 산소 판매까지 제한하면서 사망자가 속출하는 실정이다.
군정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전날 신규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4천980명과 365명이 발생,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28만4천99명과 8천210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중 절반이 넘는 약 4천700명이 3차 유행이 시작된 6월 이후에 나온 이들이라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그러나 이 수치에는 집에서 목숨을 잃는 대다수 경우가 반영 안 돼 실제 사망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양곤에서 시신을 화장터로 운구하는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이달 중순부터는 하루 1천구 이상의 시신이 화장터로 향하고 있다며 코로나 확산에 우려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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