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과테말라에서 부패 수사 검사의 해임에 반발한 시위대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29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 과테말라시티를 비롯한 전국 20여 곳에서 원주민과 농민,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가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대통령과 마리아 콘수엘로 포라스 검찰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른 아침부터 1만 명가량이 국가를 부르며 고속도로를 막아서는 등 전국 곳곳 주요 도로의 봉쇄도 이어졌다.
이번 시위는 지난 23일 포라스 총장이 대표적인 '반(反)부패 전사'였던 후안 프란시스코 산도발 검사를 해임한 데 반발해 시작됐다.
산도발 검사는 지난 6년간 굵직굵직한 부패 수사를 지휘하며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200명 이상을 감옥에 보낸 인물이다.
포라스 총장은 산도발 검사의 '권한 남용과 규정 위반'을 해임 사유로 들었지만, 검사가 잠마테이 정권의 부패를 수사하는 것을 가로막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산도발 검사는 해임 직후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망명을 택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 나선 원주민 대표 마르틴 톡은 로이터에 "대통령이 더이상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고 검찰이 더는 부패와 싸우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을 전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과테말라 정부의 산도발 검사 해임은 미국 정부의 반발도 샀다.
미 국무부는 지난 27일 "과테말라 검찰총장, 그리고 부패에 맞서려는 그의 의지에 대해 믿음을 잃었다"며 과테말라 검찰과의 협력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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