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쿠데타 반년]③반군부 소수민족 "연방군 창설 더디지만 여전히 가능"

입력 2021-08-01 07:00  

[미얀마쿠데타 반년]③반군부 소수민족 "연방군 창설 더디지만 여전히 가능"
KNU 외교책임자 인터뷰…"민주진영, 연방민주주의 보장 못했지만, 공동의 적 군부 타도협력"
"수치 집권 5년간 관계개선 외면, 소수민족엔 나쁜 경험…'정전협정 준수' 지도부 사견일 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의 대표적 소수민족 무장조직인 카렌민족연합(KNU)의 외교담당 책임자인 파도 소 토 니는 반군부 민주 진영이 소수민족과 추진 중인 연방군(federal army) 창설 작업과 관련해 "속도는 느리지만 여전히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소 토 니는 쿠데타 6개월을 맞아 가진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각 소수민족이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반군부 민주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가 소수 민족에게 연방군 창설을 요청하면서 연방 민주주의를 약속했지만, 이를 실행할 수 있다는 보장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 토 니는 "소수민족과의 관계 개선을 도외시한 문민정부 집권 5년에 대해 KNU를 비롯해 소수민족 무장 조직들은 나쁜 경험을 공통으로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 대해서는 NUG 주축 세력인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신처럼 받들면서 잘못했을 때도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NU와 NUG는 군사 정권이라는 공동의 적과 싸운다는 점에서 쿠데타 사태를 종식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계속해서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 무투 사이 포 의장 등 일부 KNU 지도급 인사가 이전 두 차례 정권에서 10개 소수민족이 체결한 전국휴전협정(NCA)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대해서는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다음은 소 토 니 KNU 외교담당 책임자와의 일문일답.



-- 쿠데타 6개월이 지났다. 국제사회 관심도 옅어지면서 민주주의 복귀 가능성이 조금씩 작아지는 게 아닌가.
▲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제사회의 관심은 6개월 전보다 더 커졌다.
군부는 여전히 미얀마 전역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군정이 임명한 관리들은 암살당하고 있고, 대다수 공무원이 시민불복종 운동(CDM)에 참여하고 있다. 자체 무장 조직인 시민방위군(PDF) 활동은 도심까지 확산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군정의 통치에 매우 실망해 올해 전에 이 군사정권을 끝장낸다는 데 매우 적극적이다.
악명높은 인세인 교도소에서도 최근 반군부 시위가 벌어진 것도 시한폭탄이 터질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 국민통합정부(NUG)가 추진하는 연방군 창설이 지지부진하다.
▲ 연방군 창설 작업은 느리다. 그러나 여전히 가능하다.
모두 연방 민주주의 국가 건설에 동의하는데, 왜 연방군을 만들지 못하겠는가. 다만 이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는 없다.
모든 소수민족 무장조직이 같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민족적으로, 역사적으로, 지정학적으로도 상황이 모두 다르다.



-- 소수민족 무장 조직들은 NUG의 '연방 민주주의' 약속을 신뢰하지 않는 것인가.
▲ 소수민족 무장 조직들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공통으로 갖고 있다.
지난 5년간의 NLD 집권은 우리에겐 나쁜 경험이다. 미얀마군과의 화해에만 집중했을 뿐 소수민족과 좋은 관계를 만드는 건 도외시했다.
또 그들은 수치 고문에 대해 잘했건 못했건 항상 지지하면서 지도자가 아닌 신처럼 흠모했다.
이와 함께 현재는 '연방 민주주의'를 약속을 하지만, 수치 고문이 구금 상황에서 풀려날 경우 NUG가 소수민족과 긴밀히 협력하는 것을 지지할지에 대해 보장도 할 수 없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NU와 NUG는 군부라는 공동의 적에 맞서 싸우는 것이 같은 목표라는 믿음 아래 쿠데타를 종식하기 위해 여러 차례 협의해왔다.



-- 이전 정부들에서 체결된 전국휴전협정(NCA) 준수가 KNU 공식 입장인가? 지도부 일각 의견은 다르던데.
▲ NCA는 유엔 등 국제사회 앞에서 서명되고 의회에서 비준된 법적인 협정이다.
그러나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NCA를 위반했고, 따라서 NCA는 무력화됐다.
합법적 정부와 의회가 다시 들어설 때까지 쿠데타 주범들과 마주 앉을 수 없다.
KNU는 쿠데타 직후인 2월 2일과 14일에 쿠데타에 반대하고 시민불복종 운동(CDM)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중앙상임위 결정에 따라 NCA를 위반한 적에 맞서 싸울 권리를 갖고 있다고도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쿠데타 이후 카렌민족해방군(KNLA) 산하 거의 모든 여단에서 미얀마군과 충돌이 발생했다. 800회가 넘는다.
소 무투 사이 포 의장 등 KNU 지도부도 의견을 말할 수 있지만, KNU 공식 입장은 아니다. KNU 중앙상임위 위원은 55명이다.
우리는 NUG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소수민족 무장조직 및 PDF가 군사정권을 무너뜨리도록 협력할 것이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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