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좌 여당 출신 총리 임명에 재무장관은 공석…주가·통화가치 급락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신임 대통령이 내각 인선을 통해 좌파 색채를 더 선명하게 드러내자 페루 금융시장이 크게 휘청였다.
30일(현지시간) 페루 통화인 솔의 달러 대비 가치는 3% 넘게 떨어졌다. 7년 내 최대 낙폭으로, 이날 솔/달러 환율 4.06솔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리마증시 주요 지수도 6% 가까이 급락했고, 뉴욕증시에 상장된 페루 주식들도 급락세를 보였다. 채권시장에도 충격이 전해졌다.
이날 주가와 통화가치의 급락은 전날 새 내각이 공개된 후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남미 페루의 금융시장은 이번 대선과 새 정부 취임을 전후로 여러 차례 출렁였다.
마르크스 레닌주의 정당을 표방한 자유페루당의 후보 카스티요가 예상 밖 선전을 거듭하자 주가와 통화가치도 급락했다가 이후 카스티요가 '시장 달래기'에 나서면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
취임 전 카스티요 대통령은 중도 좌파 성향의 경제학자 페드로 프랑케를 수석 경제 보좌관으로 임명했고, 프랑케를 통해 산업 국유화나 가격·외환 통제 등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해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29일 공개된 새 내각의 면면은 카스티요 정부가 보다 온건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다.
전날 카스티요 대통령은 자유페루당 소속 초선 의원인 기도 베이도를 총리로 임명했다.
로이터는 베이도의 총리 임명이 카스티요 정권에서 극좌 자유페루당이 가질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케가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재무장관 자리는 공석이었다.
페루 언론들은 프랑케가 베이도 총리 지명에 반발해 장관직 수락을 거부했다는 추측을 내놨다.
베이도 신임 총리는 이날 시장의 불안을 달래려는 듯 기자들에게 "걱정하지 마라. 모든 게 잘 될 것"이라고 말했고, 중앙은행도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 매도에 나섰지만 효과는 없었다
악사투자운용의 세일레시 래드 연구원은 로이터에 "섣불리 결론을 내긴 이를 수 있지만 일단 첫 움직임은 (시장에) 긍정적이지 않다"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을 예상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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