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감소 이유 불명확…통계청 조사에선 감염 오히려 증가
"40%가 무증상…가을 개학·추위로 의료체계 부담 우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에서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차 유행이 정점을 찍었는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하루 5만5천 명에 달하던 하루 신규 확진자가 이제 3만 명 선에 머물고 있지만, 그 이유가 뚜렷하게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기준 영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2만9천622명으로 전날(3만1천117명)보다 조금 줄었다. 입원 927명, 사망 68명이다.
영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17일 5만5천 명에 육박했다가 한때 2만3천 명대까지 내려왔고 이후 3만 명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스카이뉴스 방송은 갑자기 증가세가 꺾이면서 전문가들도 이유를 몰라 당황하고 있으며 이에 더해 통계청(ONS)의 최신 조사 결과는 미스터리를 더 키운다고 전했다.
통계청이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무작위로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주 감염은 전주에 비해 오히려 14% 증가했다. 잉글랜드 지역 감염자는 지난주 75명당 1명에서 65명당 1명으로 늘었다.
스카이뉴스는 통계청 감염 조사와 정부의 코로나19 검사 결과 집계 사이에 시차를 지적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통계청 조사는 무증상 감염까지 찾아내기 때문에 정부 집계에 빠진 사례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사에서 확진자의 약 40%가 무증상이었다"고 말했다고 일간 더타임스가 전했다.
스카이뉴스는 학교 방학이 시작되면서 학생들 검사가 줄어든 점을 지적했다. 학기 중엔 중등학교 학생들은 주 2회 신속 검사를 받았다.
스카이뉴스는 시차가 있던 것이라면 이번 주에 통계청 수치도 내려갈 것이지만 정부 집계에 빠진 감염을 찾아낸 것이라면 3차 유행이 끝나려면 멀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폴 헌터 교수는 BBC 인터뷰에서 "내 추측엔 정점을 찍은 것 같지만 거기에 돈을 걸 정도의 자신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에 코로나19 관련 과학적 모델링 결과를 제시하는 SPI-M(Scientific Pandemic Influenza Group on Modelling)은 점차 봉쇄 전 정상 생활로 돌아가는 가운데 9∼10월에 개학하고 날씨가 추워지면 의료체계에 상당한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런던 퀸메리 병원의 집중치료실 의사인 루퍼트 피어스는 트위터에 "다음 주 확진자 숫자가 어떻게 나오든 코로나는 조만간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일간 텔래그래프가 보도했다.
그는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운다는 데는 사람들이 코로나19로 계속 죽는다는 것도 포함된다. 이에 관해 솔직하게 국가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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