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부상 딛고 세계 첫 전곡 피아노 녹음…"음악인생 마지막 도전"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재미 피아니스트 폴 김 롱아일랜드 음대 교수(대학원장)는 베토벤의 9개 교향곡 전곡 음반 녹음 프로젝트를 완성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의 클래식 레이블인 '센토 레코드'와 손잡고 지난 2008년 베토벤 교향곡 9번 레코딩으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최근 베토벤 교향곡 7번과 8번이 수록된 마지막 6집의 출시로 13년 만에 마무리됐다.
베토벤 교향곡들을 피아노곡으로 편곡해 전부 녹음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김 교수 측은 밝혔다.
피아니스트로서는 치명적인 신경학적 손가락 부상에 시달려온 김 교수는 청력 상실을 극복하고 악성(樂聖)의 반열에 오른 베토벤의 인생 역정에 영감을 받아 이번 작업에 나섰다고 전했다.
완벽한 손 상태로도 소화하기 힘든 난해한 작품들을 연주하기 위해 자신만의 피아노 운지법을 개발해 레코딩을 마칠 수 있었다고 김 교수 측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베토벤 작업이야말로 내 음악 인생 중 최고이자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면서 손가락 장애와 싸우며 혼신의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번 베토벤 교향곡 프로젝트에는 피아니스트인 김 교수의 두 아들도 참여했다. 성악가 겸 수필가인 아내 전춘희씨까지 음악 가족으로 유명하다.
줄리어드 음악학교와 맨해튼 음대에서 각각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뉴욕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지난 2001년 프린스턴대 사회학 연구팀이 선정한 '21세기를 이끌 미국 문화예술인'에 동양인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된 바 있다.
프랑스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의 권위자로 꼽히는 그는 세계 최초로 메시앙의 피아노 작품 전곡을 7개의 CD로 출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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