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아비규환'…탈레반과 전투에 홍수·대형 교통사고까지

입력 2021-08-01 12:09  

아프간 '아비규환'…탈레반과 전투에 홍수·대형 교통사고까지
탈레반, 농촌·소도시 장악 후 주요 도시로 진군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군과 국제동맹군이 대부분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정부군과 무장반군 탈레반의 전투가 곳곳에서 치열하다.



1일 톨로뉴스와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아프간 서부 헤라트주의 17개 지구((district) 가운데 16개 지구를 탈레반이 장악했다.
지난달 29일부터 탈레반은 헤라트시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으며,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민간인들도 탈레반으로부터 고향을 지키겠다며 총을 들고 있다.
헤라트시의 유엔기지도 탈레반 공격을 받아 경비원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아프간 남서부 헬만드주에서는 탈레반이 닷새 전 라슈카르가시를 공격해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탈레반군이 숨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정부군이 라슈카르가시의 개인 병원을 공습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하지만, 병원장은 "탈레반이 숨어있지 않았다. 탈레반은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데 우리 병원을 잘못 공격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프간 북부 자우잔주에도 전날 정부군이 탈레반 차량 행렬을 공습해 37명의 반군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아울러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시에서도 교전이 벌어지는 등 탈레반은 농촌과 소도시부터 장악한 뒤 점차 주요 도시를 공격하고, 이에 정부군이 도심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고, 수많은 시민이 도심을 탈출하면서 아비규환의 상황이 전해지고 있다.



미국과 탈레반은 작년 2월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했고,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제동맹군을 모두 철수시키기로 했다.
미군은 오는 9월11일까지 철수를 완료한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지난달 2일 핵심 군사 거점인 아프간 바그람 공군 기지를 반환하는 등 속속 아프간을 떠났다.
그러자 탈레반은 점령지를 점차 넓혀 아프간 영토 절반 이상을 장악했고, 국경 지역도 속속 손에 넣은 뒤 주요 도시로 진군 중이다.
아프간 정부 측은 "미-탈레반 도하 평화협정에는 주요 도시를 공격하지 않기로 돼 있다"며 "탈레반은 약속을 무시하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동부 누리스탄주에는 지난주 폭우가 내려 가옥 170여채를 휩쓸면서 113명이 숨지고, 수 십명이 실종됐다.
아프간 정부 측은 "구조대를 급파하고, 구호품을 지원해야 하는 데 탈레반이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프간 동부 라그만주에서는 수도 카불과 연결된 고속도로에서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 연속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했다.
금요일 밤에는 고속도로에서 미니버스와 승용차가 충돌해 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고, 토요일 오전에는 차량 두 대가 충돌해 1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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