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14억의 최애' 여자배구팀 탈락에 대륙 탄식

입력 2021-08-01 18:10  

[올림픽] '14억의 최애' 여자배구팀 탈락에 대륙 탄식
'중국의 김연경' 주팅 부상에 플랜B 준비 안돼…감독, 사과·사의 표명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도쿄올림픽 메달 레이스에서 1일 현재 선두(오후 5시 기준 금메달 23개)를 질주하고 있지만 가장 큰 인기와 관심을 받았던 여자배구팀의 조별리그 탈락에 중국인들은 아쉬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직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 여자배구팀은 최근 각종 중국 내 광고에 1순위 섭외대상이었다. 랑핑 감독과 주장인 주팅을 포함한 선수들은 올림픽 관련 중국 TV 광고에 가장 많이 등장했고, 특히 주팅은 중국 올림픽 출전 사상 여성으로는 처음 개회식 기수(공동기수)로 나서며 그야말로 간판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중국은 조별리그에서 터키, 미국, 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 잇달아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달 31일 이탈리아전은 손목 부상인 주팅을 쉬게 한 가운데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겼지만 앞선 3연패를 극복하지 못한 채 짐을 싸야 했다.
그러자 1일 바이두(百度)를 비롯한 중국 인터넷 포털에서는 실망감을 표하며 패인을 분석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여자배구 탈락'이 바이두를 비롯한 주요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올랐고, 관련 기사 댓글에는 "감독이 무능했다", "랑핑 감독 물러나라", "왜 부상한 주팅을 이전 경기부터 빼지 않았느냐"는 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 여자배구팀 랑핑 감독은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에이스인 주팅(27)이 손목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 그를 대체할 '플랜 B'가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점을 최대 패인으로 꼽았다.
키 198cm의 주팅은 2013년부터 국가대표 공격수로 활약하며 2016년 리우 올림픽,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으로 치면 김연경 급의 국민적 영웅 대접을 자국에서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손목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팀은 그의 공백을 대처할 플랜B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디펜딩챔피언의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이변'을 연출했다.

랑핑 감독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전에 중요한 때 모두 주팅의 공격에 의지했는데 주팅이 곤란한 상황이 되자 다른 공격수가 그의 역할을 제대로 담당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주팅의 손목이 언제든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2018년부터 준비를 시작했다"며 "리잉잉 등 다른 선수들을 훈련시켰지만 그들은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랑 감독은 "전국 배구팬들이 우리에게 이렇게 큰 기대와 응원을 해주었는데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반드시 감독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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