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넘는 감염자 중 대부분 델타 변이…증상은 경미·중간 수준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의 병원 2곳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했는데도 직원들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돌파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저커버그 종합병원과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의료센터에서 최소 233명의 직원이 지난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부분 확진자는 전염성이 매우 높은 델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커버그 종합병원에선 50명 이상의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 중 75~80%는 백신 접종을 끝낸 이들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의료센터에서도 183명의 감염자 중 84%인 153명이 면역 형성에 필요한 접종을 마친 상태였다.
이들 두 병원에서 이 정도 감염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겨울 확진자가 급증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이들 중 2명만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고, 대부분은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증상만 보였으며 일부는 무증상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 병원의 루크존 데이 박사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입원율이 훨씬 더 올라갔을 것이라며 이번 일은 접종을 해도 감염될 수 있지만 증상은 심각하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는 병원처럼 고위험 작업장에서 일하는 직원의 경우 9월 15일까지 접종을 의무화하는 조처를 발표한 상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3~17일 매사추세츠주 바스테이블카운티의 각종 행사와 관련해 코로나19에 걸린 주민 469명을 분석한 결과, 74%(346명)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는 보고서를 최근 내놓기도 했다.
CDC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자 백신을 맞았다면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 지침을 두 달여만에 뒤집고, 지난달 27일 전염률이 높은 지역의 경우 실내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다시 권고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공무원을 향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경우 매주 1~2회 검사를 받으라며 매우 강화된 방역 지침을 내린 데 이어 국방부에는 군인의 접종 의무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코로나19에 걸리는 이른바 '돌파 감염'은 아직 미국에선 드문 일이다.
NBC방송이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마친 1억6천420만명의 미국인 중 돌파감염 사례는 38개 주에서 12만5천682명이었다. 접종 완료자 중 0.08% 수준이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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