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천400만명의 라고스, 지난달 최악의 홍수로 주택·차량 침수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에 열악한 배수 시스템 등이 원인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아프리카 최대도시이자 나이지리아의 상업 중심인 라고스(Lagos)가 지난달 중순 수년간 최악의 홍수를 경험했다.
과학자들은 인구 2천400만명의 라고스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이번 세기말에는 거주가 불가능한 곳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대서양 해안도시인 라고스에 지난 7월 중순 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했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차량과 주택이 물에 잠긴 사진과 동영상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저지대에 위치한 라고스에서는 매년 3∼11월 이 같은 홍수가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수자원기관인 NIHSA는 통상 장마가 정점에 이르는 오는 9월 더 심각한 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고스는 본토와 인근 여러 섬으로 구성돼 있다.
홍수는 주로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의 영향이지만, 라고스의 열악한 배수 시스템, 제어되지 않는 도시 성장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건설산업을 위한 모래 채취 등은 라고스 해안가를 침식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연구그룹 '기후 중심'(Climate Central)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 활동으로 기온이 상승, 해수면이 계속해서 올라가면 전 세계 몇몇 저지대 해안 도시는 2100년까지 영구히 물에 잠길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구체적으로 현재 3억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이 30년 이내에 만성적인 홍수를 경험하고, 2100년까지는 2억명의 거주지가 영구히 만조 수위 밑에 위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 세계 해수면은 이번 세기말까지 2m 이상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플리머스대학은 지난 2012년 해수면이 1∼3m 상승하면 나이지리아 해안가 도시의 환경에 재앙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속되는 홍수는 나이지리아에서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낳고 있다.
나이지리아 비상관리기관인 NEMA에 따르면 지난해 최소 69명이 홍수로 목숨을 잃었다.
올해 홍수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인구는 200만명에 달한다.
NEMA의 만초 이지키얼 대변인은 "우리는 매년 나이지리아에서 홍수를 목격하고 있다"면서 "이는 기후변화가 불러온 문제로, 우리는 이와 함께 살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만성적인 홍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글로벌 파트너 국가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하는 한편, 수로 개선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나이지리아 환경부는 지난달 기후변화 관련 개선된 국가 정책에 대해 대통령의 승인이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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